한국투자증권은 대만 달러화 초강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국에 통화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달러당 원화 환율이 1350~1450원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환율 전망 업데이트 &플라자 합의 ver2에 대한 우려' 보고서에서 "기존 전망했던 달러·원 패스보다 분기 평균 레벨을 30원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추가적인 하락폭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나 단기적으로는 1400원을 중심으로 회귀하려는 압력이 보인다"면서 "달러화 방향성이 모호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1400원을 중심으로 1350~1450원 레인지 등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 전망은 2분기 1400원, 3분기 1370원, 4분기 1380원으로 조정됐다.
전망 수정의 배경으로는 최근 대만 달러화 초강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한 번에 1400원을 뚫고 내려간 사실을 꼽았다. 그는 "기존에 예상했던 경로보다 하락 속도가 더 빠르고 폭은 가파르다"면서 "저가 매수 유입이나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단기적인 되돌림이 예상되나 추세를 아래쪽으로 튼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5월 초 대만 정부가 트럼프와 관세 협상의 대가로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대만 달러화 가치가 단기간 내 9% 폭등했다"면서 "대만 정부가 전면 부인하고 나섰으나 사실이든 기우든 시장에 번진 의혹은 남아있다"고 최근 시장의 우려를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만과 비슷한 경제 구조에 공교롭게도 비슷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피어 국가"라며 "만약 트럼프가 관세 완화 조건으로 내민 협상 카드가 환율이라면 우리나라도 비슷한 요구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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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서 문 연구원이 제시한 달러·원 환율이 급락할 수 있는 상황은 ▲미국의 경기침체 또는 신뢰도 추락에 따른 달러화 급락 ▲사실이든 아니든 대만의 사례와 같이 정부의 자국 통화 절상 용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쏠림으로 작용하는 경우 등이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원화 평가 절상을 요구할 경우 "원화가 상당 기간 동안 상당 폭으로 저평가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원 낙폭은 최소 10% 이상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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