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충돌 "끔찍해"
"우크라戰 결정해야 할 것"
중동 반도체 수출 통제 해제 가능성 시사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에 부과한 '관세 폭탄'을 선제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 경제 매체 CN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대사 선서식 행사에서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145%의 대중(對中) 관세를 인하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아니다"고 답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는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을 만나 통상 협상을 시작한다. 중국은 관세 완화를 무역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꼽고 있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협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이 먼저 관세를 인하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스위스에서 협상을 요청했다는 중국 측 주장에 대해선 이를 부인했다.
이번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지 묻는 말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우리는 매년 1조달러를 잃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잃지 않고 있다. 내 생각은 그렇다"고 답했다.
추가 관세 면제 조치를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것을 멋지고 단순하게 만들고 싶고, 너무 많은 면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힌 뒤 "그러나 나는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에 대해서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지금 당장 멈추길 바란다"며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일부 결정을 해야 할 지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결정인지는 언급하지 않고 "나는 그것이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러·우 전쟁 중재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미국이 손을 뗄 수 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미국이 무한정 중재 노력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이 이날 "러시아가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가 오는 9일을 전승절(2차대전 승리 기념일) 80주년으로 성대하게 기념하는 데 대해 "러시아가 분명 (2차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였지만 우리(미국)만큼 중대한 요소는 없었다"며 "우리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가며 전쟁에서 이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2차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중동 순방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단계별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도입하며 일부 중동 국가들에 부과한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아마 24시간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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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 국가 상선과 군함 등을 홍해에서 공격해온 예멘 후티 반군과 휴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 3월 중순 후티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재지정하고 예멘 내 후티의 근거지를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후티가 항복했다. 그들은 더는 배들을 폭파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휴전을 선언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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