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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젊음이 좋다고?...부정편향은 노인보다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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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노년기의 뇌 기능과 인지기능을 한평생 연구해온 신경정신의학 석학인 저자가 지혜 연구의 결과물을 정리한 첫 대중서다. 이 책은 신경생물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지혜의 정의와 구성요소부터 개인과 사회가 지혜를 강화하는 법까지 담아내며 노화, 외로움, 공감과 연민, 선택, 성찰, 행복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정신건강 이슈를 지혜의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본다. 저자는 지혜를 7가지 요소로 설명한다. 연민·공감·이타주의에서 비롯되는 '친사회적 행동', 두려움이나 분노뿐 아니라 즐거움마저 다스릴 수 있는 '감정조절', 갑작스러운 변화와 딜레마 속에서의 '결단력', 암울한 순간마저 유머로 승화하는 '성찰', 자기에게 매몰되지 않고 더 큰 것들을 감각하는 능력인 '영성',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과 사회적 조언을 제공하는 능력 등이다. 그중 친사회적 행동은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요소다. 인류를 생존하게 한 기술, 언어, 사회제도 등 "인류의 인지 기능이 거둔 가장 인상적인 성취는 개인이 혼자 만들어낸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상호작용에서 나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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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젊음이 좋다고?...부정편향은 노인보다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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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일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편향성이 발달해서 스트레스를 느끼고 불행감이 커지더라도 위협적인 대상, 위험한 일에 더욱 주의를 집중한다. 우리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더 잘 기억하는 이유이자 정치적인 공격이 먹히는 이유다. 나이가 들고 지혜로워지면 이와 같은 부정성 편향이 해소된다. 젊을 때는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경험과 나쁜 기억이 접착제라도 바른 듯이 머릿속에 쉽게 들러붙지만, 나이가 들면 정신에 테플론 코팅이라도 생긴 것처럼 오래 눌어붙지 않고 금세 떨어져 나간다. <108쪽>

감정이 빠진 지혜는 지혜가 아니다. 밤과 낮이 다르듯, 지혜가 아닌 전혀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생각해보자. 이 인격장애의 특징은 연민이 없는 것이지만, 모든 사이코패스가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가 되진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는 사회에 완벽히 적응해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중에는 매우 영민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성공의 표본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을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 <120쪽>

이 연구에서 밝혀진 핵심 결과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은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으며, 그런 마음이 발달하는 데는 현재의 스트레스 수준이나 정서적인 기능 수준보다는 각자 살면서 겪은 중요한 사건들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고통을 겪고 얻는 대가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는 개인적으로 큰 고통과 상실을 겪고 나면 다른 사람의 심정을 더 쉽게 이해한다. 직접 겪어본 일이기 때문이다. 남을 성급하게 평가하기 전에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5킬로미터쯤 걸어보라"는 말이 있다. <143쪽>

세월의 흔적은 몸 곳곳에 남는다. 뇌도 예외가 아니다. 뇌세포가 사멸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도 느려진다. 그러나 노년기에도 뇌의 가소성은 웬만큼 유지된다는 사실이 비교적 최근에 밝혀졌다. 우리 뇌는 그때그때 가진 자원으로 기능할 방법을 찾으며, 노년기에 이르러 까다로운 정신적 과제를 예전처럼 간단히 해치울 수 없게 되면 차선책을 찾는다. 어떤 면에서, 또 가끔은 그 차선책이 기존의 방법보다 더 나을 때도 있다. 이것이 지혜의 핵심이다. <214쪽>

성찰은 자신과 주변 환경의 좋은 상황과 나쁜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하게 한다. 그렇다고 지혜의 구성요소를 전부 최상으로 갖춰야만 현명해진다는 소리는 아니다. 좋은 것도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성찰은 자신 말고는 아무한테도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만든다. 지나친 공감,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역시 무력감을 일으켜 필요한 조치를 실행에 옮겨야 할 때 가만히 절망에 빠져 있게 만든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중도와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345쪽>

지혜로운 구성원의 비율이 집단면역과 같은 수준이 되어야 사회가 지혜로워진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내 생각엔 불필요하다. 그렇지만 지혜에는 감염병의 생물학적 특성과 일치하는 면들이 있다. 수많은 방식으로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다시 새로운 사람에게로 알게 모르게 부분부분 전파될 수 있다는 점, 그 과정에서 진화하고 적응한다는 점, 누구나 어디에서나 배양ㆍ육성ㆍ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 처음에는 별것 아닌 듯해도 금세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이 그렇다. <419쪽>

우리가 지혜라고 부르는 것의 비밀 | 딜립 제스테·스콧 라피 지음 | 제효영 옮김 | 476쪽 | 김영사 | 2만3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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