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복잡해지며 감사시간 늘고 비용 부담 가중
감사비용은 치솟는데…회계법인만 '기준 변경' 특수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2023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2년 연속 300억원이 넘는 감사보수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회계업무가 늘어나면서 관련 비용도 커졌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국내 주요 보험사 18곳(생명보험사 9곳·손해보험사 9곳)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들 보험사의 감사보수는 2023년 366억원, 2024년 309억으로 최근 2년 연속 300억원을 웃돌았다. IFRS17 도입 직전 해인 2022년엔 243억원이었으나 제도 도입 후 비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감사용역뿐 아니라 비감사용역까지 더한 회계업무비는 2023년 465억원, 2024년엔 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장 많은 감사보수를 지출한 곳은 한화생명으로 35억원을 기록했다. 내부회계제도에 대한 감사를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일본 등지에 보유 중인 해외자회사에 대한 감사업무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생명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검증보고서 용역과 변액보험펀드 감사 등 비감사용역비로도 12억4000만원을 더 지출했다.
삼성생명은 감사보수로 31억2000만원을 지출해 2위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재무제표 검토와 내부회계제도 관련 비용을 부담했다. 세무관련 자문업무 등 비감사용역비로는 1억6000만원을 추가로 지출했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22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감사보수를 부담했다. IFRS17 관련 회계감사와 재무제표 검토 등에 따른 비용이다. 교보생명은 감사보수 외에 킥스 외부검증 계약과 교보 브랜드 사용료 정책 재평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작 용역 등 비감사용역비로도 16억4000만원을 더 썼다.
지난해 감사보수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KB라이프생명으로 10억9000만원에서 13억1000만원으로 20.1% 증가했다. 반면 감사보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해상으로 35억원에서 23억6000만원으로 37.7%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감사보수는 감사시간과 연동해 책정된다. IFRS17 도입으로 감사시간이 대폭 늘면서 감사보수가 증가했다는 게 보험업계 전언이다. IFRS17은 부채를 현재 시점으로 평가하는 게 핵심인데 여기에 할인율·해지율·손해율 등 여러 계리적 가정과 경험통계가 반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검증이 길어지다 보니 당초 계약했던 감사시간을 넘어 추가 비용을 지출한 경우도 있다"면서 "가정에 사용한 숫자 하나로 실적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IFRS17 검증 과정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라고 전했다.
IFRS17 도입 이후 금융당국이 회계 가이드라인 등 세부 제도를 자주 변경한 탓에 감사업무가 많아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지난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올해도 기본자본 규제 등 여러 보험회계 변화가 예정돼 있어 감사비용 부담이 줄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IFRS17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는 회계법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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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8개 보험사에 대한 감사 수임은 빅4(삼일·삼정·안진·한영)가 독차지했다. 삼일이 9곳으로 가장 많았고 안진과 한영은 4곳, 삼정은 1곳을 기록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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