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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해수부 부산 이전'에 밀리는 해운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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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탄소세 부담 이중고
지원 없이 경쟁력 회복 불가능

[기자수첩]'해수부 부산 이전'에 밀리는 해운정책 오현길 산업IT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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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은 국내 수출입의 99.7%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데도 국민적인 관심이 없습니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취임 후 28일 취재진에 처음으로 내놓은 일성에는 업(業)에 대한 무관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우리나라는 국적선사 보유 선복량이 1000억t이 넘는 세계 4위 해운 국가다. 하지만 실상은 위상보다 초라하다. 노후 선박이 많을뿐더러 중소 해운사들은 정책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해운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설상가상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이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에 수수료를 부과키로 하면서 세계 선박의 90% 이상이 수수료를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해운업계는 최악의 경우 중국이 수출품 화물을 모두 중국 선박으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면 대혼란이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 들어오려면 미국산 선박을 이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현지에서 만든 선박 원가가 중국산과 비교해 5배가량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미국이 미중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카드로 관세에 이어 해운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최근에는 향후 10년 이내 전략안보선 250척을 확보하고 선박 운영에 필수적인 해기사 5000명 확보하겠다는 인력 확보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수록 우리 조선, 해운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도 덩달아 커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에 취해 있을 상황이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5000t 이상 대형 선박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허용기준 초과분에 대해 t당 최대 380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이 늦어지면 국적선사의 연간 부담액은 3조원에서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전체 해운업 영업이익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


해운업계의 자생적 노력은 한계가 있다.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은 아직도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단의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분매각 작업이 지난해 무산된 이후 지금껏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전문성을 키우고 대규모 투자에 나설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에 아까운 시간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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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을 발주할 자금도 부족하다. 정부는 2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위기대응펀드를 마련했지만, 업계는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금융으로 434억달러, 6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하다. 대선을 앞두고 관심사로 떠오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보다 해운 정책에 대한 깊은 고민이 우선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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