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감원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재무목표, 1억 모으기 등 자산증식↑…20대는 취약
"소비보다 저축·현재보다 미래" 금융 태도 개선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직전 조사 때보다 연령·소득별 격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와 고소득층의 금융이해력은 노후 준비와 자산 운용과 관련한 관심을 바탕으로 증가했지만, 20대와 저소득층의 금융이해력은 보다 취약해졌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만 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2022년 66.5점에 비해 0.8점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금융 태도(53.7점)는 2022년에 비해 1.3점 상승한 반면, 금융 지식(73.6점)과 금융 행위(64.7점)는 각각 1.9점, 1.1점 줄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3년, 62.7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0~50대, 연 소득 7000만원 이상 고소득층, 대졸 이상 고학력층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높게 나타난 반면 20대 청년층, 70대 노령층, 연 소득 3000만원 미만 저소득층, 고졸미만 저학력층의 금융이해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엔 노후준비와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은 50대(+0.9점), 고소득층(+0.1점)의 금융이해도가 2022년 대비 더 늘어난 반면 20대(-3.2점), 저소득층(-3.5점)의 금융이해도는 직전 조사 때보다 줄면서 계층별 격차가 확대됐다.
금융 지식 항목은 2022년 75.5점에서 지난해 73.6점으로 1.9점 줄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56.6점)가 2022년(78.3점)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 전체 금융이해력 점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해당 점수가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2022년 큰 폭 상승했다가 이번 조사에서 예년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관심도 하락이 조사 결과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 행위 항목에선 저축 활동(98.0점), 가계수지 적자 해소(88.7점), 예산 관리(82.1점)에 적극적인 반면, 평소 재무 상황 점검(43.4점), 장기 재무 목표 설정(42.5점) 등 재무관리 활동 점수는 2022년보다 낮았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재무 점검(33.2점)과 재무 목표(36.1점) 점수가 2022년 각각 55.8점, 48.0점에 비해 큰 폭 하락해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장기 재무 목표가 있는 성인의 경우,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로 주택구입(25.8%), 자산 증식(19.9%), 결혼 자금(13.9%) 등을 꼽았다. 특히 '1억 모으기, 주식 투자, 금 모으기' 등 자산 증식을 중요한 재무 목표로 응답한 비중이 2022년 7.3%에서 지난해 19.9%로 크게 늘었다.
금융 태도 항목에선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고, 현재보다 미래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늘었다. 다만 저축이나 투자를 할 때 원금 중 일부는 손실 위험을 감내할 수 있다고 응답한 위험선호자의 경우 위험기피자와 비교해 현재 위주의 삶과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 금융 태도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이해력 점수는 45.5점으로 2022년 조사(42.9점) 대비 2.6점 상승했다. 특히 70대 노령층,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점수가 2022년에 비해 큰 폭 상승하면서 계층 간 격차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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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금융 태도는 점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인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 태도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은과 금감원은 고령층 등 취약계층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수요자 요구를 고려한 맞춤형 금융교육 콘텐츠를 지원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금리 등 실생활과 밀접한 금융 지식에 대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 대상 1대 1 재무 상담, 온라인 플랫폼 'e-금융교육센터'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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