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다이어트 중에도 죄책감 없이 먹어요"…요즘 여대생들 열광하는 편의점[르포]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제로스토어' 빠른 속도로 성장 중
"다양한 저칼로리·저당 제품 구매 가능"

"살 안 찌는 간식만 모아놨습니다. 걱정 없이, 군것질하세요."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제로스토어 이대점'은 점심을 간단히 때우거나 간단한 요깃거리를 찾는 대학생들로 붐볐다. 초록색 과잠바를 입은 학생들은 제품 포장을 뒤집어 칼로리와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본 뒤, 쉐이크와 단백질바를 골라 계산하기도 했다. 일반 편의점과는 달리 선택의 기준은 '맛'보다는 '성분'에 가까워 보였다.


"다이어트 중에도 죄책감 없이 먹어요"…요즘 여대생들 열광하는 편의점[르포]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제로스토어 이대점' 전경. 허미담 기자
AD

지난해 11월 1호점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제로스토어'는 건강한 간식과 식사를 제안하는 저칼로리·제로 전문 편의점이다. '왜 다이어트를 맛있고 쉽게 할 수 없을까', '왜 맛있는 저칼로리·저당 음식은 온라인에서만 구매 가능할까' 같은 질문에서 출발해 현재 44호점까지 계약을 완료했다.


일반 편의점과 비슷한 크기지만, 매장 내부는 다양한 저칼로리·저당 제품들로 채워져 있다. 곤약 김밥, 발효곤약라면처럼 저칼로리 재료를 활용한 식사 대용 제품부터, 스테비아로 단맛을 낸 저당 음료까지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다. 프로틴 시리얼, 닭가슴살 핫도그 등 고단백 간식류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마련돼 있었다.


특히 매장 곳곳에는 제품 성분을 강조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ZERO 유제품', '여기 음료수 설탕 다 합쳐도 5g' 같은 문구가 냉장고마다 부착돼 있었고, 벽면에는 '다이어터들이 설레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무인 운영 매장인 만큼 손님들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열대를 둘러봤다. 저당 아이스크림을 고른 학생, 곤약 젤리를 집어 든 직장인 등 다양한 제품을 챙긴 손님들은 직접 계산을 마친 뒤 가게를 나섰다.


"다이어트 중에도 죄책감 없이 먹어요"…요즘 여대생들 열광하는 편의점[르포]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제로스토어 이대점' 내부 모습. 허미담 기자

이화여대생 박연우씨(20)는 "주 3회 정도는 '제로스토어'를 방문한다"며 "죄책감 없이 가볍게 먹을 수 있어서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가는 길목에 매장이 있어 자주 들르게 되고, 주로 식사 대용 주먹밥이나 닭가슴살, 간식류 등을 구매한다"고 덧붙였다.


배달비 걱정 없이 저렴한 가격에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다. 직장인 김단아씨(가명·29)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려다 제로스토어를 발견해 이곳에서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 음식보다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선택했다"며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배송비가 드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추가 비용 걱정 없이 고를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로스토어는 온라인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저칼로리·저당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오프라인 매장으로 구성했다. 특히 매장 한쪽에는 고객 의견을 수렴하는 화이트보드가 마련돼 있어, 손님들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요청할 수 있었다. 요청이 들어온 제품은 실제로 매장에 입고되기도 한다. 매주 신상품이 업데이트되는 것도 제로스토어만의 특징이다.


"다이어트 중에도 죄책감 없이 먹어요"…요즘 여대생들 열광하는 편의점[르포]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제로스토어 이대점' 내부 모습. 허미담 기자

최근 이런 매장들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이 있다. 헬시플레저는 '즐겁게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로, 단순히 체중 감량을 목표로 삼던 과거와 달리 식단 관리 자체를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려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뜻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저당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설탕 식음료 시장 규모는 올해 201억2000만달러(약 28조9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평균 성장률은 3.98%에 달해, 2030년에는 244억 6000만 달러(약 35조1832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모도 인텔리전스 측은 "무설탕 식음료 시장은 전자상거래 확대와 건강한 식음료에 대한 소비자 선호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당분 제품에 대한 대체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로우스펙(저당·저칼로리·저지방) 식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제로스토어 역시 이러한 수요 증가를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D

제로스토어 측은 "우리는 2030세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으며, 실질적인 재구매율 또한 이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며 "특히 대학생 고객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점주들과도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