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희 작가의 개인전 '나만의 낙원'이 이달 24일부터 내달 24일까지 한 달간 갤러리 오스퀘어에서 개최된다.
막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잎 순,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와 계단이 있는 풍경, 어디선가 본듯한 작은 기와집 등이 콘테와 연필로 슥슥 스케치되어 있다. 포맥스를 커팅해 탄생한 나뭇잎들도 클로버, 고비, 몬스테라와 같은 식물을 연상케 한다.
조진희 작가의 작품은 밑그림 같고 군더더기가 없다. 어쩌면 싱겁게 느껴질 만큼이나 선은 단순하고 명료하고, 소박하고 담백하다. 그런데도 수채화나 유화보다 오래 시선이 머문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조진희 작가의 선은 마치 모든 조형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는 듯 모든 작품의 부분이자 전체이다.
사실 선은 그림의 시작이다. 모양을 특정 짓고 작가의 사유를 담는다. 그렇듯 작품 속 꾸밈없는 선들은 작가가 마주한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해 낸다.
그의 선에는 과장되거나 억지스러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또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담담한 선으로 자신의 시선이 머무는 일상의 것들을 차분하게 기록해 낸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특별할 것도 없는 것들을 세밀한 묘사나 예술적인 기교를 배제한 채 최소한의 윤곽만을 꽉 붙잡은 채 따뜻하게 화폭에 옮기고 있다. 덕분에 형체는 관람객에게 더욱 명료하고 생명력 있게 와 닿는다.
이번에 열리는 '나만의 낙원'은 조진희 작가에게 네 번째 개인전이다. 동덕여대와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그동안 2018년을 시작으로 2013년, 2014년 총 3회 개인전을 가졌다. 이외에도 미술의 향방전(2002년), Color Expo 2005(2005년), 안견 회화 정신전, 후소회 청년작가전(2011년), 화랑미술제(2012년), 한국화 여성 작가회 제16회 정기전(2015년) 등 단체전에 다수 참가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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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 대해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는 "선에 의한 조형이기에 작가의 화면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며 "욕심냄이 없기에 여유롭고, 집착하지 않기에 넉넉하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꾸밈없는 담백함과 비어있는 여유로움의 실체는 작가 자신의 반영일 것"이라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따뜻한 감성을 지닌 한 작가의 일상에 대한 내밀하고 진솔한 기록이 아닐까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정진 기자 peng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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