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출판사 영업익 105.3%↑
문학동네·창비, 한강 노벨상 수혜
국내 대형 출판사들의 지난해 총매출은 다소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6.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 노벨상 효과로 단행본 출판사 기준 영업이익은 105.3% 증가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71개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21일 발표한 '2024년 출판시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71개사의 총매출액은 4조8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0.1%(약 52억원)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약 1468억원으로 36.4%(약 392억원) 증가했다.
14위권까지는 모두 교육 관련 출판사가 차지했고, 이후 만화·웹툰·웹소설 출판사가 눈에 띄었다. K웹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출간한 디앤씨미디어(종합 14위), '슬램덩크' 국내 유통사인 대원씨아이(18위), '원피스' '닥터슬럼프' 등으로 유명한 학산문화사(20위)가 상위권에 올랐다.
만화·웹툰·웹소설 출판사(8개사)의 매출은 2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억9800만원으로, 전년보다 385.9% 증가했다.
다만 만화·웹툰·웹소설 출판사 상위 8개 업체 중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건 3개사뿐이었다. 디앤씨미디어가 230%대 증감률을 기록했고, 나머지 5개 업체는 마이너스1~10%대 손실을 이뤘다.
단행본 분야의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05.3% 늘었다. 한강 노벨상 수상으로 문학동네와 창비가 큰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소설을 출간한 문학동네는 단행본 분야 1위로, 지난해 매출 463억3400만원(43.6% 증가), 영업익 127억5100만원(296.5% 증가)을 기록했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을 출간한 창비의 지난해 매출은 426억7500만원(67.6% 증가), 영업익은 83억9300만원(390.8% 증가)으로 확인됐다.
다만 단행본 출판사의 올해 매출 역시 밝지 않다. 지난해 한강 노벨상 효과로 창비 작품을 출간했던 문학동네와 창비의 매출이 100억원 이상 올랐지만, 올해 주목도가 줄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강 효과가 감소하면 단행본 출판 전체 매출에 하락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난해 단행본 출판사 상위 22개 업체 중 11개사는 매출 기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기준으론 13개사가 역성장했다. 결과적으로 한강 효과가 업계 전체 통계를 떠받칠 모습인데, 올해 한강 노벨상 이상의 흥행요소가 없다면 지난해 실적을 이어가진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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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 출판문화평론가는 "단행본 출판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한 데에는 한강 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통계가 중대형 출판사를 중심으로 집계된 만큼, 출판계의 양극화 현상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매출 전망과 관련해서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강 효과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강의 신작이 출간됐고, 최근 성해나 작가의 작품도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며 "이처럼 높아진 관심을 독서로 연결하는 좋은 기획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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