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방제기·분무기 활용해 불길 확산 저지
재난 대응 모델로 주목
최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농민들이 광역방제기와 동력분무기 등 농업용 장비를 활용해 불길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경북 의성군 산불 초기 대응에 있어 농업기계의 다목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의성군은 21일, 강풍과 건조한 날씨 속에서 빠르게 확산된 산불이 다수의 과수원과 농업 기반시설을 전소시키는 등 큰 피해를 초래했지만, 일부 농가들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점곡면과 옥산면 일대에서는 농민들이 방제기와 분무기를 활용해 농기계 창고와 축사 인근에 물을 뿌리거나 불길을 직접 차단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펼쳤다.
군은 이 같은 대응이 실제로 화재 확산을 저지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점곡면에 거주하는 농민 A씨는 "불길이 논두렁을 넘어 창고로 번지는 상황에서, 안에 있던 트랙터와 이앙기라도 지키자는 생각으로 방제기를 꺼내 물을 뿌렸다"며 "다행히 불길을 막아내 고가의 농기계를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현장 실사 결과, 고속분무기(SS기)와 동력분무기 등 농업용 장비가 화재 확산 방지에 효과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전문 소방장비가 부족한 긴급 상황에서 농기계가 대안으로 기능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군은 이번 사례들을 산불 대응 매뉴얼에 반영하고, 농업용 장비의 재난 대응 활용방안을 정리해 향후 교육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제기 등 고압 분사 장비의 안전 운용법과 화재 대응 활용 교육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금 뜨는 뉴스
김주수 의성군수는 "우리 농민들의 현장 중심적이고 기민한 대응이 소중한 생업 자산을 지켜낸 값진 사례"라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즉시 대응이 가능한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관련 장비 교육 및 예방체계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