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시도에 승강장 아수라장
20여분간 지하철 무정차 통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1년여 만에 재개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21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오이도행 승강장에는 시위참가자가 대기하고 있었고,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방패를 들고 시위 참가자들 앞에 늘어섰다. 출근길 시민들은 통행 제한에 얼굴을 가리거나 한숨을 내쉬며 시위 인파 사이를 한 줄로 이동했다. 인권침해감시단 관계자는 "보안관이 두 줄이나 차지해 못 지나가는 것 아니냐"며 "경찰의 질서 유지 업무에 집회 시위 관리 권한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장애인 권리 약탈자 오세훈 시장 OUT','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특별법 제정하라' 등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장애인도 함께 살자','지하철 타게 해주세요'라고 구호를 외쳤다. 역사 내에는 철도종사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 위반되므로 불법 시위를 즉시 중단하고 퇴거하라는 안내방송이 5~10분 간격으로 이어졌다.
전장연은 오전 8시 44분부터 지하철 탑승 시도를 했고 승강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시위 참가자와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과의 충돌이 있었다. 전장연은 "박경석 대표가 지하철에 탑승하려다 쓰러져 출입문에 끼였다"고 전했다. 승강장을 떠나려던 지하철도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출발이 지연됐고, 오전 9시 5분께부터 약 20여분간 지하철 무정차 통과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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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지난 1년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고 승강장에 누워 장애인권리입법을 국회에 촉구하는 다이인(죽은 것처럼 드러눕는 시위) 행동 등을 했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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