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덕수 대선 차출' 국힘 내 움직임에…"해당행위"

韓 "패배주의 넘어선 기득권 연명"
배신자 프레임엔 "아버지가 계엄해도 막을 것"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당내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출마론을 제기하는 움직임에 대해 "해당 행위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출연해 사회자가 주말 동안 연판장 작성 등의 형태로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려던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하자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과정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모든 언론에서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 대행 대선 차출론의 배경을 '패배주의를 넘어선 기득권 연명'에 있다는 게 한 전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이건 '못 이기겠다'는 패배주의를 넘어선 것"이라며 "승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기득권의 연명을 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도,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한 대행은) 경선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나중에 우리 당에서 만들어진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식의 꼼수를 택하실 분이 아니다"며 "그건 누가 보더라도 이상하다. 누가 응하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데 그걸 주위에서 부추기는 기득권 세력들이 있다"며 "우리 당의 큰 문제이자 패배주의의 발로다. 이기려는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0 김현민 기자

오세훈 시장·유승민 전 의원 등 잠룡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당내 기득권 세력들의 움직임 때문에 중도와 상식적인 분들의 지지를 받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분들이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연명하려는 분들만 오히려 우리 당을 대표하고, 남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만난 지지자에게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께서 좋게 보시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대통령님을 포함해서 우리가 모두 이기는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서는 "저는 우리 아버지가 불법 계엄 하셔도 막는다"며 "가슴 아프더라도 불법 계엄 하는데 민주주의자가 막지, 안 막나"고 역설했다.

국민의힘 개혁과 관련해서는 "제가 대선 후보가 돼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당의 개혁과 쇄신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계엄 때 뭐 했어'라고 하지 않겠나. 그걸 막을 유일한 사람이 저 밖에 안 남은 것 아닌가. 다른 후보들은 그 질문이 나오니까 도망가더라"고 꼬집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