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출마선언식
개헌·AI 강국 도약·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약속
한덕수, 헌법재판관 후보 지명에 "적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인 저를 선택해달라"며 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출마선언식을 갖고 "대한민국 갈등에는 정쟁을 유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총 네 번째다. 앞서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당시 안 의원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2017년 대선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밀려 3위를 했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투표 전날 윤 전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 후 사퇴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되고, 국가와 국민은 미증유의 위기와 혼란의 시대에 봉착했다. 저, 안철수,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 단일화를 했던 사람으로서 깊은 반성과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거를 회한으로 보낼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내 갈등을 넘어 당내 화합으로, 국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으로, 국가 혼란을 넘어 국가 발전으로 '예정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출마선언 내내 국민통합과 시대교체를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정치권의 극한대립을 거론한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이상 과거를 바라보는 검사, 법률가 출신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며 "국민을 선악으로 구분하는 갈등의 세계관을 지닌 사람이 아닌, 다양한 국민들을 이해하고 통합으로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부각했다.
검사·법률가 출신을 언급한 것은 여야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경선에서 경쟁해야 하는 검사 출신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변호사 출신인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견제하는 동시에 IT과학자, 기업인 출신인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을 재도약시키기 위한 하나의 목적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며 "저는 누구보다 깨끗하고, 인공지능(AI) 산업 발전과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적임자이며, 중도 소구력이 가장 큰 후보"라고 역설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중대선거구제를 골자로 하는 국민통합 대개헌, AI 인재 100만명 양성과 AI·양자컴퓨팅·사이버안보·의료강국을 골자로 하는 신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연금·교육·노동·의료·공공 분야 5대 개혁 추진, 외교·안보·경제안보 3축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권한과 국회 특권을 축소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중대선거구제를 추진하겠다. 그래서 정치에서의 진정한 협치와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며 "국민을 좌파·우파, 보수·진보, 지역, 세대, 남녀로 갈라치기하며, 죽음의 장, 실패의 장으로 몰아붙이는 정치를 국민은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AI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국가적 투자를 하겠다"며 "기업과 국민에 호소해서, AI 산업에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수백조원 투자를 단행해서 선진국들을 따라잡겠다"고 강조했다. 안보 정책으로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 국책사업 추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도 공약했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대선과 개헌 동시 투표' 구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번 대선 때 개헌하는 것은 두 달도 남지 않아 시급하고, 여러 가지 사항들 많아서 합의가 안 될 수도 있다"며 "그때까지 합의된 사항들만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을 하자고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개헌에 난색을 보인 이 대표를 향해서는 "지금이 내란 상태냐"며 "오히려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내란이 종식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재작년 초 전당대회 때 100% 당원여론조사를 해서 대표를 뽑았다. 용산에서 (다른 후보로) 지시가 내려왔는데도 저는 24% 지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내 중도 보수 후보 간 연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선룰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이미 (사실상 후보가) 정해져 있어서 국민이 관심을 안 가질 테지만 우리 당은 누가 될지 몰라 역동적일 수 있다"며 "시스템을 잘 설계해서 (민심·당심 비율을) 5대5가 아니라 좀 더 높여야 한다고 본다. 8대 2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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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한 것이 적절한지 묻는 말에는"적절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하면 대통령 권력을 대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에 대통령 대행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권한 중에서 일부를 할 수 없다고 하면 국가를 어떻게 책임지고 운영하냐"고 강조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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