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이미지 공개
李, 국힘에 "부디 진실을 직시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무죄 선고에 대해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하자 "부디 진실을 직시하라"며 한 장의 이미지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작인가요, 아닌가요? 국민의힘은 부디 진실을 직시하십시오"라는 짧은 글과 함께 두 장의 그림 이미지를 올렸다.
이미지 사진에는 흉기를 든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찌르려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줌인 된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광경의 전체 모습을 보면 실제로는 흉기를 든 듯한 사람은 도망가는 사람이었고, 피해자로 보인 이가 흉기를 든 것이었다. 알고 보니 가해자가 피해자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상황이었던 셈이다.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이 대표의 이른바 '골프 사진 조작' 발언을 '사진을 확대했다'는 의미로 해석한 항소심 재판부 판결을 두고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항소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앞서 1심에서 이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무죄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호주 출장 과정에서 찍힌 사진을 확대해 제시한 것을 두고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진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박 의원은 이 사진을 근거로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문기와 골프를 쳤다는 자료로 제시된 사진 원본은 해외에서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것"이라며 "원본 일부를 떼어낸 거라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SNS에 확대된 사진을 올리며 '나는 조작범입니다'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울고법에 가면 사진 조작범이 될 수 있으니까 저를 클로즈업해서 찍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사진을 확대한 것을 조작이라고 인정하며 골프 발언을 무죄로 한 것은 판사들의 문해력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면서 "주정차법 위반 과태료 통지서도 사진을 확대해서 보냈는데 많은 국민이 '법원이 확대 사진은 조작이라고 했으니 과태료도 내지 않겠다'며 법원을 비웃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 뜨는 뉴스
2021년 12월 이 대표와 고(故) 김 전 처장의 친분을 주장하며 이들이 함께 찍힌 사진을 처음 공개한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도 "졸지에 제가 사진 조작범이 됐다"며 "차라리 모든 카메라와 핸드폰의 줌 기능을 없애자고 하라"며 반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