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리, 이언주 '총사퇴' 발언에 "옳소, 드디어 계몽되셨나?"

이언주 "반헌법적 상황에 뱃지가 의미 없어"
김용민 "尹파면시 '대선·총선' 같이 치러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서 '저는 계몽됐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김계리 변호사가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여야 국회의원 총사퇴 후 재선거' 발언에 "계몽되셨냐"는 반응을 보였다. 25일 김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최고위원이 전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을 올리며 "이언주라는 이름을 들은 이래 가장 옳은 말을 했다"며 "총선 다시 하자니 옳다. 계몽되셨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측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피청구인 변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어 김 변호사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가 삼권분립을 파훼하고 줄 탄핵, 황당 입법으로 사법과 행정을 마비시키는 짓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한 선거 불복이자, 내란이 맞다"며 "입법부가 헌법에 규정된 계엄 규정, 계엄법, 내란죄 구성 요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촉구하면서 "필요하다면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두 총사퇴하고 총선을 다시 치르자"며 "어차피 이 정도 내란 상황이라면 국회를 차라리 재구성해서 체제를 정비하고 재출발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행정부 수반이 헌정 질서를 파괴했는데도 그를 견제할 사법부조차 헌법 수호에 소극적이고, 국회조차 여당이 헌법을 배신하고 있다면 그 방법밖에 더 있겠냐"며 "나라가 이런 내란 행위조차 진압하지 못하고 질질 끌면서 면죄부를 주는 반헌법적 상황으로 계속 간다면 그런 나라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덧붙였다.

이언주 '의원 총사퇴' 발언에 여야 반응 엇갈려

아시아경제 AK라디오에 출연한 이언주 의원.

이 최고위원의 발언에 민주당은 당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조기 총선론을 주장했다. 김 수석은 25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의 탄핵 국면이 정리되기 전까지 의원직 사퇴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비상계엄 선포가 다시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국회도 국민들께 다시 한번 재신임을 받을 필요는 있다"며 "만약 윤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이어진다면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선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금의 정국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입법부가 선거 체제로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맥락에서 총사퇴가 맞는지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행정부뿐 아니라 사법부도 결함이 있어 보이는데, 입법부마저 작동이 멈추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의 주장은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자는 국민의힘 일부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도 나온 바 있어, 여권 인사들이 지지를 표시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총사퇴, 재선거 발언 지지한다"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