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많은 국가 면제 줄 수도"
유연한 관세 정책 기대에 기술주 급등
이번 주 2월 PCE 물가·소비자신뢰지수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4일(현지시간) 랠리를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많은 국가에 상호관세를 면제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관세발(發) 경기 침체를 우려해 온 시장에 안도감이 확산됐다.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나스닥지수는 2% 넘게 뛰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7.97포인트(1.42%) 상승한 4만2583.3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0.01포인트(1.76%) 뛴 5767.5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4.54포인트(2.27%) 치솟은 1만8188.59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치솟으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11.9% 폭등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3.72%,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3.15% 강세였다. 미 반도체 설계기업 AMD와 AI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는 각각 6.98%, 6.37%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면제 발언이 주가 급등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현대차의 향후 4년간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신규 대미 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상호관세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여러 국가에 면제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서는 "꽤 빨리, 며칠 내에 발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 일컬은 상호관세 부과일이 가까워져 오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관세 부과의 대상과 범위가 예상보다 좁혀질 것이란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품목별 관세를 미루고 상호관세부터 부과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를 동시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를 관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이른바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더티 15' 국가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의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21일 상호관세와 관련해 "유연성이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호주의"라고 밝혔는데 '유연성' 언급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발언으로 지난주 뉴욕증시는 4주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고,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이날도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상호관세에 대한 불안이 다소 줄어들면서 시장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위험 측면에서 (관세) 확대나 보복이 항상 우려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시행에 있어 더 표적화되고 전술적인 계획을 시행한다면 전면적인 무역 전쟁의 위험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호관세 발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내놓는 관세 발언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주요 경제 지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날 오전 S&P글로벌이 발표한 3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5로 2월 수치(51.6)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PMI가 54.3으로 예상치(51.2)와 2월 수치(51.0) 모두 웃돌면서 종합 PMI가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 PMI는 2월 52.7에서 3월 49.8로 하락해 경기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시장 예상치(51.9)도 크게 밑돌아 제조업 경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에는 다른 경제 지표도 여럿 발표된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오는 28일 미 상무부가 내놓을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다. 근원 PCE 물가는 블룸버그 통신 예상치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지난 1월(2.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콘퍼런스보드(CB)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노동시장 현황을 보여주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27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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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는 오름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3%,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9bp 뛴 4.04%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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