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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아이들 무서워 울고 난리 났었다…15살 된 국민 캐릭터 '쿠마몬'[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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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신칸센 유치 위해 등장…초기에는 "무섭다" 의견도
구마모토 대지진 어린이들 위로하며 지역민과 성장
구마모토현 영업·행복 부장으로…지역 홍보 효과 쏠쏠

이름은 몰라도 이렇게 생긴 일본 캐릭터, 보신 적 있으시죠?


만난 아이들 무서워 울고 난리 났었다…15살 된 국민 캐릭터 '쿠마몬'[일본人사이드]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쿠마몬.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쿠마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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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일본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 캐릭터, 쿠마몬인데요. 구마모토(熊本)의 '구마'가 바로 곰을 뜻하는 한자(熊)기 때문에 곰이 캐릭터가 되었답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쿠마몬이 올해로 15살이 됐다며 캐릭터 탄생 15주년 비화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어느덧 청소년기에 접어든 쿠마몬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쿠마몬은 원래 고속철도 신칸센과 맞물려 태어난 친구입니다. 2011년 3월 12일 규슈 신칸센이 뚫리게 되는데요, 이때 구마모토현에서는 "신칸센이 구마모토를 그냥 통과하게 둬서는 안 된다"라며 역을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할 캠페인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쿠마몬 공식 홈페이지에서 쿠마몬의 생일은 규슈 신칸센 개통일인 3월 12일로 돼 있죠.


만난 아이들 무서워 울고 난리 났었다…15살 된 국민 캐릭터 '쿠마몬'[일본人사이드] 구마모토현 마스코트 쿠마몬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마몬 랜드 홈페이지.

여튼 2010년 준비하던 당시 구마모토현은 현 출신인 유명 방송작가에게 캠페인에 사용할 캐치프레이즈, 로고, 포스터 등 제작을 의뢰합니다. 작가는 컨펌을 위해 이것저것 후보군을 만들어서 현 관계자들을 만나는데요, 그 자리에서 "혹시나 해서 제가 이런 것도 만들어보긴 했습니다"라고 보여준 일러스트가 바로 쿠마몬이라고 해요. 지금이야 맨날 보니 익숙하고 귀엽게 느껴지지만, 당시에 몸 전체도 새까맣고 눈도 째진 캐릭터가 튀어나오자 다들 당황스러워했다고 해요. 심지어 구마모토의 이름에 아무리 한자로 '곰 웅'자가 들어간다 해도, 남아있는 곰이 있지도 않으니 더 황당했다고 합니다. 구마모토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예전에 벼를 구마로 읽었다는 등 여러 설이 존재하는데요. 일단 곰이 많이 살아서 붙인 이름은 아니라고 해요.


다들 반응이 별로일 때, 가마시마 이쿠오 당시 구마모토현지사가 "혹시 모르니 갖고 있어 봅시다"하고 마치 덤처럼 받은 캐릭터라고 해요. 심지어 당시 쿠마몬을 준비할 시기는 연말이라 예산도 얼마 없었기 때문에, 쿠마몬은 엉성한 모습 그대로 등장하게 됩니다.


만난 아이들 무서워 울고 난리 났었다…15살 된 국민 캐릭터 '쿠마몬'[일본人사이드] 초기 쿠마몬(왼쪽)과 지금의 쿠마몬 모습을 비교한 네티즌 사진. 아고겐 X.

그렇게 초기 쿠마몬은 지금과 같은 통통하고 둥글둥글한 모습이 아니라 비쩍 마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먼저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줬는데 애들이 무섭다고 울고 난리가 났다고 해요. 인형 탈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도 어색해 어쩔 줄 몰라 해 그저 아마추어 그 자체였다고 하네요. 그렇게 다시 직원들은 쿠마몬을 살릴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미키 마우스', '헬로키티' 등 유명 캐릭터 성공사례를 분석하며 개선점을 찾아 나섰다고 해요. 그렇게 지금과 같은 통통하고 귀여운 곰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죠. 아이들에게 쿠마몬을 설명할 때는 그래서 "원래 쿠마몬은 말랐었는데, 구마모토현에 맛있는 특산물이 많아서 잔뜩 먹고 살이 쪘다"고 설명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구마모토현은 쿠마몬 세계관을 공고히 구축하는데 나서죠. 일단 쿠마몬을 구마모토현 영업부장과 행복부장 자리에 앉히게 됩니다. 구마모토현 홈페이지에는 "제 역할은 주변의 행복한 일과 놀라운 일들을 찾아 전국에 알리는 것"이라며 "제가 사랑하는 구마모토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몬!"이라는 쿠마몬 영업부장의 인사말이 실려있죠. 또 구마모토현에서는 신청하면 쿠마몬이 새겨진 차량 번호판도 받을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쿠마몬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고 해요.


만난 아이들 무서워 울고 난리 났었다…15살 된 국민 캐릭터 '쿠마몬'[일본人사이드] 구마모토현청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쿠마몬 차량 번호판. 구마모토현청.

이 세계관과 관련한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는데, 2013년 일본 왕실에서 구마모토현청을 방문했을 때 왕비가 "쿠마몬은 혹시 싱글인가요?"라고 묻자 이를 예상 못 한 현 지사가 허둥대며 "쿠마몬은 쿠마몬입니다!"라고 둘러댔던 일도 있다고 합니다. 또 지금과 같은 둥글둥글한 몸 때문에 "다이어트 실패한 것 아니냐, 영업부장 자격이 없다"라는 여론이 일어 대리로 좌천되기도 했는데요. 다시 주민들이 "부장으로 돌려놔라"고 요구해 부장님으로 복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역에 큰일이 있을 때도 쿠마몬이 함께했죠.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 아이들이 불안해할 때도 쿠마몬이 먼저 피난소 등에 찾아가 아이들을 위로하고 달랬었다고 하는데요. 지역 캐릭터로 사랑받을 만 한 것 같죠.


쿠마몬의 인기는 이제 지역을 넘어 일본 전역에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역 캐릭터 인지도 조사에서 응답자 95%가 안다고 답할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인데다, 관련 굿즈 매출로 말 그대로 돈을 쓸어 담고 있죠. 관련 굿즈의 2011년 조사 개시 아래 2024년까지 쿠마몬을 이용한 상품의 누계 매출은 1조5000억엔(14조747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어제부터 15주년을 기념한 쿠마몬 탄생제가 또 구마모토현에서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국에 있는 팬들이 모여 교류하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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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 그려봤다"라는 덤으로 시작한 인생이었지만, 지역 캐릭터라는 본분에 맞게 열심히 활동해 이를 극복해낸 자수성가형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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