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연구원 30여명, 기획단계부터 전 프로젝트 수행 노하우 쌓아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가 임무 운영·관제
12일 우주로 향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는 최초의 적외선 탐사 우주망원경이다.
가로 1.5m, 세로 1.5m, 높이 1.3m, 망원경 직경 20㎝ 크기의 스피어엑스는 고도 약 650㎞의 태양동기궤도에서 2027년 9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0.75~5.0μm 파장 범위에서 탐사를 수행하게 된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해 약 10억 개의 천체들에 대한 물리적인 정보를 얻고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은하에서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의 분포를 지도화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파악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5년부터 2억4200만 달러(약 3460억원, 발사 비용 제외)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중형 탐사 미션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주관하에 한국천문연구소와 나사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 등 12개 기관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국제 협력 기관인데, 한국 정부는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천문연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근적외선 우주망원경(Near-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NISS)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스피어엑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2019년 선정부터 국제 공동개발을 진행해 30여명의 국내 연구원이 참여해 왔다.
스피어엑스의 핵심 기술은 영상분광 탐사 기술로, 넓은 영역을 촬영하는 '영상관측'과 빛의 밝기를 파장별로 측정하는 '분광관측'이 결합된 기술이다. NASA 관계자는 "전 우주에 대해 102개에 달하는 색깔로 관측하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천문연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발사 성공은 NASA가 중·소형 임무 두 가지를 한 발사에 진행하는 첫 '승차 공유(라이드셰어)' 임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발사체 팰컨9에 스피어엑스 외에 NASA의 소형 탐사 임무로 개발된 태양풍 관측 위성 '펀치(PUNCH)' 2기가 함께 발사됐다.
스피어엑스의 임무 운영 및 관제는 나사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와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가 총괄한다. 극지역 근처에 위치한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남극의 트롤(Troll),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Fairbanks),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Svalbard) 지상국과 통신하게 된다.
스피어엑스는 발사 후 약 37일간 초기 운영 단계에 돌입해 시험 가동하며 첫 시험 관측도 수행한다. 초기 운영을 마치면 25개월간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데,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돌며 우주를 600회 이상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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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국제협력으로 기획단계부터 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노하우를 쌓아 향후 우주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스피어엑스는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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