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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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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농협 계열사 한데 모여 IT 관리
진도 8 견디는 내진 설계부터
BCP 대비도 착실하게
임직원 창의력 돋우는 라운지도 갖춰
"시너지 효과 커"

미국 할리우드 영화, 특히 우주 관련 영화에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모습이 나온다. 커다란 벽에 모니터가 수십 개씩 붙어있고 가장 정중앙에는 제일 커다란 모니터가 자리해있다.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부터 다양한 통계를 볼 수 있는 모니터다. 지난 10일 경기 의왕에 위치한 농협통합IT센터 1층 관제실. 처음 들어서자 이 같은 모니터에 한 사람이 등장했다. “바쁜 일정에도 센터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I은행원 이로운 과장이다. 어색하지 않은 말투로 그는 센터에 대해 소개를 했다. 소개가 끝난 후 곧장 ‘이벤트 현황’이 실시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글자와 시간이 얽혀 농협은행뿐 아니라 농협중앙회, 농협금융 전 계열사의 IT 관련 이벤트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지난 10일 경기 의왕 농협통합IT센터 관제실에서 직원들이 현황판을 보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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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통합IT센터는 농협중앙회와 은행, 금융 계열사 9개 법인의 IT인프라와 보안 관제를 통합 운영한다. 각 계열사 IT인력이 한 공간에 근무하며 법인 간 기술사례를 공유할 수 있다. 지하 1층과 2층은 기반시설, 1층과 2층은 사무공간으로 쓰인다. 3~4층은 농협은행, 7~8층은 농협중앙회, 10층은 농협생명·손해보험 등 계열사 전산실이 있다.


3층 은행 전산실로 향할 땐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대규모 서버장비 등이 오갈 때 쓰이는 곳으로 크기는 카트가 실리는 대형마트 엘리베이터보다 더 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층까지만 사무실로 이용되며 3층부터는 전산장비가 있어 인가된 분들만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며 “센터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면서도 구경 한 번 못하고 집에 갈 수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전산실에 들어서자 봄 공기 같은 따스함이 느껴졌다. 약 6000개 서버가 뿜어내는 열기였다. 열기는 서버 장비 뒤편으로 흘러 위로 올라간다. 아래에선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서버 장비에 가장 적합한 온도인 23도를 맞추기 위한 공조시스템이다. 온도에 이상이 생겨도 관제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어 통제할 수 있다.


[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경기 의왕 농협통합IT센터 3층에 위치한 농협은행 전산실의 모습. NH농협은행 제공

전산실을 나와 2층으로 향하며 비상계단에 들어서자 벽에 기다란 줄이 보였다. 2㎝가량의 작은 홈이 있던 줄은 벽면뿐 아니라 계단에도 있었다. 이는 면진장치가 설치돼있기 때문이라고 농협은행 측에선 설명했다. 면진시스템이란 고무의 탄성을 이용해 지진 발생 시 건물을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면진장치를 전산실 하부 기둥에 설치해 지진 에너지가 전산실로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한다. 기둥 69개에 맞게 면진장치를 센터 2층과 3층 사이에 설치해 계단과 난간이 분리된 것이다. 내진 성능은 진도 8 지진에도 전산실 장비가 보호되는 정도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지진이 일어나면 2층과 3층이 분리된 상태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지난 10일 경기 의왕 농협통합IT센터 2층과 3층 사이 비상계단의 모습. 면진설계 때문에 계단과 난간이 분리돼있다. 오규민 기자

2층 BCP(비상대응계획) 상황실은 관제실과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벽 옆면에도 모니터가 붙어있으며 더 많은 수치와 데이터들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눈에 띄었던 건 모니터 위에 붙여진 푯말이었다. WAS, EAI/API, DB, MCI 등 생소한 이름이었다. 이는 부서 이름으로 각 부서가 BCP에 따라 앉아야 하는 자리다. 이곳에서 130여명의 직원이 설 연휴 기간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을 위해 밤을 꼬박 새웠다고 한다.


[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지난 10일 경기 의왕 농협통합IT센터 2층 BCP 상황실. NH농협은행 제공

1층에 다시 내려오면 중앙 로비 부근에 2층 정도 되는 높이의 벽면에 스티브 잡스, 빌게이츠 등 IT 관련 유명인들의 사진과 명언이 적혀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 움직이면 ‘IDEA GROUND(아이디어 그라운드)’라고 적힌 팻말이 보였다. 임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혁신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2022년 만들어진 이곳은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만들었다. 망분리 정책으로 상용 인터넷 사용이 제한적인 업무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아 조성하게 됐다. 30여명이 모일 수 있는 오픈라운지부터 1인실과 6인실 그리고 신기술 체험관이 마련됐다. 체험관에는 임직원들이 만든 인공지능(AI) 관련 상품이나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어 인근 초등학생들의 체험 장소로도 활용된다. 이 체험관에 머물던 아이디어가 상용화된 사례도 있다. STM(스마트 텔러 머신)에 올원뱅크 출금 서비스를 적용한 아이디어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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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범농협 IT 산실 '농협통합IT센터' 가보니 지난 10일 경기 의왕 농협통합IT센터 1층에 위치한 아이디어 그라운드. NH농협은행 제공

농협통합IT센터는 범농협 직원 1300명과 협력사 2200명을 합한 총 35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센터를 통해 각 법인은 서버·통신·보안 장비 등 하드웨어 6132식, 데이터보유량 2만6593TB(테라바이트), 대고객 서비스를 포함한 응용프로그램 203만개를 운용하고 있다. 박도성 농협은행 IT부문장은 “농협통합IT센터는 농협금융 및 농협은행의 IT시스템 운영을 총괄하는 핵심기관”이라며 “계열사 IT인력이 한 공간에 모여 기술사례를 공유하고 노하우 축적과 개선 기회 창출 등 시너지를 얻고 있어 안정적인 범농협 시스템 운영에 있어 효율성 향상과 IT안전을 높이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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