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C 될라" TSMC 1000억달러 美 투자에 우려 제기

美 반독점 조사·TSMC 분할 등 우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향후 TSMC의 미국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9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전략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린웨이즈 즈푸 산업트렌드 연구소 집행 부사장은 이 같은 시나리오의 하나로 TSMC 분할을 통한 미국 내 독립적 회사 가능성을 주장했다.

린 부사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사실상 확정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TSMC에 대한 압박을 통한 분할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반독점 조사'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또 TSMC 주식의 72%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가 정부 보유분을 민간에 매각하도록 요구하고, 매각한 해당 주식을 구매한 미국인 주주 주도로 TSMC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TSMC의 주주 비중은 정부 기구 6.68%, 금융기관 4.61%, 기타 법인 4.48%, 외국 기구 및 외국인 72.06%, 개인 12.17%다.

TSMC의 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독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구심, 핵심 기술 현지화와 공급망 등에 대한 국가 안보상 요구, 미·중 과학기술 전쟁 격화, 미국 내 TSMC의 사업 분할을 바라는 인텔 등 반도체 업계 로비 등 4가지 이유를 들었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 거물 롄잔 명예주석의 아들인 롄성원 국민당 부주석(부대표)도 미국이 대만의 TSMC를 ASMC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핀오프(기업 분할)'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달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법원에서 미국 피닉스 TSMC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의 집단소송 심리가 열린다고 전했다.

당초 13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난 원고들은 사측이 '비(非)동아시아계, 비대만, 중국 직원'에 대해 고의로 정보 및 교육 제공을 거부하고 본인들의 승진을 막기 위해 심사 평가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TSMC 측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