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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순경]"사건 한가운데서 진실을 찾다"…교통조사팀 막내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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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동대문서 교조팀 이서연 순경
마주하는 사건만 연 4000여건

편집자주Z세대가 온다. 20·30 신입들이 조직 문화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다. 경찰이라고 제외는 아니다. 경찰에는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성·청소년 등 다양한 부서가 있다. 시도청, 경찰서, 기동대, 지구대·파출소 등 근무환경이 다르고, 지역마다 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막내 경찰관의 시선에서 자신의 부서를 소개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일과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난 4일 오후 4시께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사거리.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조사2팀 이서연 순경(23)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간쯤 멈춰 섰다. 지난 1일 직진 차량과 비보호 좌회전 차량이 충돌한 사고 지점이었다. 양손에 카메라와 굴림자를 들고 있던 이 순경은 도로 한가운데서 현장을 촬영하고 굴림자로 사고 차량의 이동 거리를 쟀다.


2023년 12월 경찰로 임용된 이 순경은 서울 동대문경찰서 산하 이문지구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뒤 지난해 하반기 동대문서 교통조사2팀에 배치받았다. 동대문구에는 경동시장과 청량리 시장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이 있어 교통사고가 잦다. 아직 배치받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하는 이 순경은 매일같이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MZ순경]"사건 한가운데서 진실을 찾다"…교통조사팀 막내 순경 동대문경찰서 교통조사팀 이서연 순경이 4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에서 교통사고 현장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 2025.3.4.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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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만 4000건…"초과 근무 많지만 체력 관리로 끄떡없어"

이 순경이 속한 교통조사2팀은 동대문구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접수하고 처리한다. 교통사고 민원 접수부터 중상해 사고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고 사건 조사와 송치 여부까지 결정한다. 사망사고의 경우 부검 서류까지 챙겨야 한다. 사고 경위를 면밀히 분석해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다. 사고 발생 시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현장을 관리하면 사건을 인계받아 실제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수사한다.


교통사고는 시간을 가리지 않아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순경은 "주간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에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일하는 게 기본이지만, 사건이 몰릴 때는 팀원 모두가 오후 3~4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후까지 일하는 날도 많다"면서 "근무 시간도 길고 생활 패턴도 일정하지 않아 피곤할 수도 있지만, 한번 잘 때 깊게 자는 편이기도 하고 운동을 해와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대문서에서 접수된 교통사고는 약 4000건이다. 4개 팀으로 운영되는 교통조사팀 인원 1명당 매달 평균 20~30건을 담당하는 셈이다. 사건은 대개 2개월 안에 처리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사망사고 등 큰 사고는 혈액 검사나 마디모(교통사고 분석 시스템) 의뢰 등으로 3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MZ순경]"사건 한가운데서 진실을 찾다"…교통조사팀 막내 순경 동대문경찰서 교통조사팀 이서연 순경이 4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3.4. 강진형 기자
'고맙다'는 말에 경찰로서 자부심

매일 격무에 시달리지만, 이 순경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시민들이 건네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 이 순경은 "최근 누군가가 차를 긁고 도망갔다는 신고 전화를 받았는데, 방범용 CCTV, 민간 CCTV, 블랙박스 등을 다 뒤져보며 차량 번호를 찾아냈다"며 "신고자가 '정말 감사하다'고 전할 때 경찰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주한 음주 운전자를 찾아냈을 때는 경찰로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순경은 "지난해 가을 발생한 사고에서 CCTV를 통해 가해자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을 알게 됐다"며 "음주 운전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음주 측정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음주 수치는 내려간다. 이때 음주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운전자를 잡았다"고 떠올렸다.


물론 힘든 순간도 없지 않다. 이 순경은 올해 초 청량리역 환승센터에서 사망사고 처리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한 피해자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유족에게 연락을 취해 사망 진단서 등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오열하는 상황에서 슬픔이 밀려오고 어떻게 업무를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칫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었던 당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교통조사2팀 선배들 덕분이었다. 이 순경은 "사망사고 같은 큰 사건을 맡을 때 선배들이 많이 도와준다"며 "수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선배들이 늦은 시간까지 어떤 식으로 수사할지 정리해주는 등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MZ순경]"사건 한가운데서 진실을 찾다"…교통조사팀 막내 순경 동대문경찰서 교통조사팀 이서연 순경이 4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에서 교통사고 현장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 2025.3.4. 강진형 기자
"후배들에게도 도움 주는 선배 되고 싶어"

선배들이 사소한 사고라도 끝까지 추적하는 모습을 본받아 베테랑 경찰이 되고 싶다는 이 순경이다. 교통조사2팀은 모든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일주일이 넘는 추적을 통해 자전거 뺑소니범을 잡아내기도 했다. 자전거는 차량과 달리 번호판이 없어 경찰 입장에서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당시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한 거리에서 자전거가 신호를 위반해 보행자를 치고 도망친 사건이 일어났다. 교통조사2팀은 주변 CCTV를 통해 가해자가 동대문구 용두동의 한 아파트에서 출발해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다른 아파트까지 이동한 모든 동선을 확인했다. 이후 단지 CCTV를 통해 가해자를 특정하고 범인을 찾아냈다.

[MZ순경]"사건 한가운데서 진실을 찾다"…교통조사팀 막내 순경 동대문경찰서 교통조사팀 이서연 순경이 4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에서 교통사고 현장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 2025.3.4. 강진형 기자

이 밖에도 교통조사2팀은 음주 운전자가 실제로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계산하기 위해 직접 식당 CCTV를 확인하고 술을 몇잔 마셨는지까지 파악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기도 한다. 이 순경은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하는 경찰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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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그랬듯 자신 또한 미래의 후배들로부터 '닮고 싶은 선배'가 되는 것이 이 순경의 목표다. 그는 "선배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사고에도 침착함을 잊지 않고 집요하게 수사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선배들을 그렇게 생각하듯, 나 역시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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