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법원장에 "고맙다, 잊지 않겠다" 인사로 '부적절 논란'

연방대법원, 지난해 트럼프에 유리한 판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의회 연설을 들으러 나온 연방대법관들과 악수하면서 "다시 한번 고맙다. 잊지 않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형사 기소를 면제받아야 한다는 지난해 판결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해석된다.

5일(현지시간) 미국 MS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자신의 첫 대통령 임기 때 퇴임한 보수 성향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 현직인 에이미 코니 배럿, 브렛 캐버노, 엘레나 케이건, 존 로버츠 대법관과 차례로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로버츠 대법원장과 인사하면서 "다시 한번 고맙다.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악수를 한 후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MSNBC는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는 트럼프의 행동에 담긴 속뜻이 궁금하다고 평론한 후 과거 연방 대법원이 내린 판결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와 관련한 재판을 피할 수 있었다. 연방대법원은 또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서도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부당 기소' 판결을 내렸다.

법무부가 의회 의사진행 방해 혐의와 관련해 과잉 기소를 했다는 이 판결은 동일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한편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5일 대외 원조 중단 내지 유예를 금지한 연방 법원의 결정을 파기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보수 성향인 로버츠 대법원장과 배럿 대법관은 이번 결정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의견을 같이했고, 그 결과 대법관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기각 결정이 났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