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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불청객 꽃가루…하루 2조원 경제손실 주범 [日요일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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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꽃가루 알레르기 주의" 당부
꽃가루 평년 대비 1.5배 많을 것으로 알려져
꽃가루 없는 지역 피난 휴가도

새해 시작이 엊그제인 것 같은데, 벌써 3월로 접어들었네요. 주변에서 봄에 벚꽃 보러 일본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봄은 벚꽃의 낭만만 있다고 보기엔 어려운데요. 벚꽃과 함께 흩날리는 꽃가루 때문입니다. 일본의 꽃가루 알레르기는 정말로 심한데, 올해는 꽃가루가 평년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언론에서 연일 주의를 당부하고 있죠. 왜 항상 일본은 유난히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오늘은 일본의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을 일컫는 '카훈쇼(화분증·花粉症)'에 대해 들려드립니다.


공영방송 NHK 등 일본 언론에서는 연일 꽃가루 알레르기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일기 예보에도 꽃가루 농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하죠. 이달 1일 자 예보만 해도 "규슈와 주고쿠 지방은 낮에 기온이 오르면서 꽃가루가 대량으로 날아다닐 전망입니다"라고 보도하고 있네요. 특히 이번 주말은 꽃가루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책에 만전을 기울일 것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봄철 불청객 꽃가루…하루 2조원 경제손실 주범 [日요일日문화] 일본 기상청의 꽃가루 지도. 짙은 색일수록 양이 많다. 텡키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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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본에는 왜 유독 꽃가루가 심하게 날릴까요? 비밀은 바로 산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꽃가루 알레르기와 관련한 모든 기준은 삼나무에 맞춰져 있습니다. 전범국 일본에서는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모든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재건을 위한 건축 자재나 연료로 쓰기 위해 주변 산에 있는 나무들을 마구 베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 민둥산이 퍼지고, 여기에 태풍 등이 덮치면서 각지에서 재해가 잇따랐다고 해요. 이 때문에 황폐해진 산을 다시 가꾸는 운동이 시작됩니다. 일본이 선택한 나무는 바로 삼나무인데요. 원래 일본에서 자라고 있던 자생종이었는데 목재가 가볍고 부드럽고 가공도 용이하고, 뿌리가 깊게 뻗는 특징이 있다고 해요. 이 때문에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이 삼나무는 심은 지 10여년이 지나면 수꽃이 피기 시작해, 20년이 지나면 그때부터 꽃가루 생산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진다고 해요. 우리나라나 중국의 경우 삼나무가 알레르기를 일으킬 정도로 많지도 않기 때문에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는 거의 일본만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기사도 있답니다.


여기에 삼나무는 바람에 꽃가루를 운반하는 풍매화입니다. 꽃가루를 방출하는 수꽃은 7월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요. 이 때문에 삼나무 꽃가루 생산량은 직전해 여름의 기상 조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일조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은 여름일수록 그다음 해 꽃가루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것인데요. 여하튼 11월에 접어들면 수꽃의 꽃가루는 성숙하게 됩니다. 이후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휴면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겨울 추위에 일정 기간 노출되고 나면 수꽃이 깨어나 꽃가루를 날릴 준비를 시작합니다. 꽃가루를 날리는 시기는 수꽃이 깨어난 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 빨라지고, 날씨가 추우면 늦어진다고 해요.


꽃가루 때문에 매년 일본은 비상입니다. 일본에서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40%에 해당한다고도 하는데요. 특히 숲도 없는 수도 도쿄에서도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죠. 삼나무꽃이 풍매화다 보니 거의 200km는 족히 날아가고, 이 때문에 어디에서 바람이 불어도 꽃가루가 도쿄로 흘러가게 돼 있다는데요. 그리고 도로가 아스팔트인 곳이 많다 보니 꽃가루가 흡수되지 못하고 계속 떠다니는 것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합니다.


봄철 불청객 꽃가루…하루 2조원 경제손실 주범 [日요일日문화] 흩날리는 삼나무 꽃가루. 마이나비 농업.

일본 파나소닉에서는 이 꽃가루 알레르기로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고 소비가 가라앉게 되면서 하루에 2320억엔(2조2500억원)씩 경제적 손실이 난다고 추산했을 정도인데요. 뉴스 인터뷰하는 사람들만 봐도 '눈을 손으로 꺼내서 씻고 싶을 정도'부터 시작해 '마스크와 약 없이는 외출 불가'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삼나무가 적은 곳은 홋카이도, 오키나와인데요. 이 때문에 이 시기 삼나무가 적은 곳에 꽃가루(화분)를 피해서 머무는 '피분(避粉)'이라는 문화도 있습니다. 홋카이도 구시로에서는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삼나무나 '히노끼'로 부르는 편백나무가 없어 '꽃가루 제로'의 마을이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예 인근 호텔에서도 '피분 여행' 패키지나 워케이션 상품을 내놓기도 하죠. 심지어 이런 나무가 없는 낙도에서도 '꽃가루 제로'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홍보 수단이 된다고 해요.


그렇다면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삼나무를 다 베어버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서 우리나라 산림청 격인 일본 임야청의 답변이 있습니다. 삼나무 숲을 벌목하는 것은 중요한 대책 중 하나지만 이후 다른 묘목을 심는 등 제대로 되돌려놓지 않으면 수해나 토사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급격하게 모두 베어버리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니 계획적으로 벌목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임야청의 설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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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언론에서는 올해 꽃가루가 날리는 양이 평년보다 1.5배 많을 전망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꽃이 만들어지던 작년 여름이 유난히 덥고 일조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는데요. 심지어 삼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고, 편백나무, 자작나무, 볏과, 국화과 식물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들이 정말 많이 떠다닙니다. 이 때문에 본인이 어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알레르기가 없던 외국인도 일본 생활 3년 안에는 모두 당첨된다고 하죠. 여하튼 봄이 꼭 반가운 것은 아니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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