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속상해? 시험점수가 네 가치는 아니야"… 공감능력 키운 챗GPT

오픈AI, 최신 모델 GPT-4.5 출시…"가장 강력한 성능"
비추론 형태 마지막 모델…GPT-5부터는 추론모델 통합

"지금까지 대화형 모델 중 가장 크고 강력"
이전 모델 대비 응답 정확도 높이고 환각현상 줄여

사용자에 공감하는 능력 키워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가 최신형 AI 모델인 GPT-4.5를 공개했다. 대화 기능 강화와 답변 정확성을 높이고 공감능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오픈AI는 2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GPT-4.5를 ‘리서치 프리뷰’ 방식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리서치 프리뷰는 일부 사용자에게만 모델을 제한적으로 공개해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수집하는 단계다.

GPT-4.5는 지난해 5월 출시된 GPT-4o의 후속 모델로, 오픈AI의 마지막 비(非)추론 모델이다. 오픈AI는 현재 추론형 모델인 o1과 o3 시리즈를 별도로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중순 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GPT-4.5 모델은 "우리가 개발하는 마지막 비(非) 사고의 사슬(chain-of-thought)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사고의 사슬은 AI가 답을 도출하는 과정에서의 중간 사고인 추론을 뜻한다. 비 사고의 사슬이라는 건 GPT-4.5가 추론하지 않는 모델이라는 의미다.

오픈AI는 GPT-4.5에 대해 "지금까지 대화형 모델 중 가장 크고 강력하다"면서 "논리적 추론 없이도 패턴을 인식하고 연관성을 찾으며, 창의적인 통찰을 생성하는 능력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 넓은 범위의 지식을 갖춘 데 더해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과 감성지능(EQ)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GPT-4.5가 글을 고치거나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하는 등 실용적인 문제 해결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환각(hallucination·할루시네이션) 현상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각은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내놓거나 맥락과 무관한 부정확한 정보를 내놓는 오류 현상을 말한다.

GPT-4.5는 파일이나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기능을 지원하고, 캔버스를 사용해 글쓰기와 코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음성 모드나 비디오 및 화면 공유와 같은 멀티모달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멀티모달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처럼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모달리티)를 함께 고려해 관계성을 학습 및 처리하는 AI 모델을 의미한다.

GPT-4.5는 이전 모델은 물론, 일부 추론형 모델보다도 앞서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의 정확도를 주제로 오픈AI가 자체 진행한 테스트에서 GPT-4.5는 62.5%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이는 직전 모델인 GPT-4o(38.6%)는 물론, 추론형 모델인 o1(47%)과 o3-미니(15%)보다도 높은 수치다.

환각율도 낮췄다. GPT-4.5의 환각율은 37.1%를 기록해 GPT-4o(59.8%), o3-미니(80.3%)보다 낮았다. AI 모델은 환각률이 낮을수록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AI 모델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수학과 과학 등 4개 부문 모두에서 GPT-4o를 능가했다. o3-미니와의 비교에서는 언어와 멀티모달은 앞섰지만, 과학과 수학은 다소 밀렸다.

EQ를 높여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높였다는 점도 이전 모델과는 차별화된다. 오픈AI가 제시한 예시에 따르면, 사용자가 "시험에 떨어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력했을 때 GPT-4o는 "정말 안타까워. 혹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라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반면 GPT-4.5는 "아이고, 너무 안타깝네. 시험에 떨어지면 많이 속상하지. 근데 그게 너의 능력이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싶은거야? 아니면 그냥 기분 전환이 필요해? 어떤 것이든 내가 여기 있을게"라고 답했다.

GPT-4.5는 월 200달러의 요금을 받는 챗GPT 프로 플랜에 우선 제공된다. 오픈AI는 "(GPT-4.5가) 현재로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상당한 컴퓨팅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더 넓은 지식, 더 강력한 직관, 더 큰 EQ 등 고유한 강점을 미래 모델의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올해 중 후속 버전인 GPT-5를 내놓을 예정이다. GPT-5는 비추론 모델과 추론 모델을 통합한 모델로 제공될 예정이다. 올트먼 CEO는 "(GPT-5는) o3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통합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o3'는 독립적인 모델로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