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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아파트도 이제 초격차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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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중심 주거문화 변화
상업용 부동산 매력 감소 등
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고민 필요

[시사컬처]아파트도 이제 초격차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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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를 고루 경험해본 편이다. 마당 딸린 시골집부터 원룸 오피스텔에도 살아봤고 70년대에 지어진 1세대 아파트부터 지하 주차장을 처음 만든 90년대 아파트와 커뮤니티 딸린 신축 강남아파트까지 다 살아봤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는데 친구나 친척 집에 놀러 가면 괜히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고 동네에는 뭐가 있나 관찰하고 일기를 쓰기도 했다.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은 어른이 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지금도 마찬가지. 음악만큼 부동산이 좋고 야구만큼 부동산이 재미있다. 자본주의적 욕망을 가장 적나라하게 구경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사교육 시장과 입시 트렌드를 알아보는 이유도 그래서다. 세속적이고 노골적인 욕망이 뒤엉킨 결과물은 에일리언 디자인으로 유명한 전위 예술가 기거(H. R. Giger)의 작품 같다.


임장이라는 표현이 흔해지기 전이었던 20대 중반쯤부터 임장을 다녔다. 모델하우스도 보러 다니고 중개업소도 곧잘 다니며 사장님들과 친분도 쌓았다. 뉴스나 칼럼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나만의 예측과 가설을 세우고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잘 읽어내는 편이라고 자부하는데, 결정적으로 틀린 예측이 있었다.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정부에서 다주택자를 규제할 때 나는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곧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똘똘한 한 채가 어느 정도 각광받을 거라는 예상은 했으나, 위헌소송까지 걸릴 정도로 강력한 정책에 인구도 감소하니 일정 금액 이상의 가격부터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넘어갈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한때 베스트셀러 제목이었던 '초격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초양극화다.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넘쳐나는데 서울은 크게 떨어지지 않거나 조금 올랐다. 서울에서도 강남 아파트의 실거래가 그래프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가파르다. 강남에서도 한강 변이 비한강 변과 격차를 더 벌리고, 그중에서도 반포 압구정, 그중에서도 한강이 보이는 세대가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많게는 10억 이상 비싼 식으로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최상단이라고 할 수 있는 반포 한강 변 아파트는 50평대가 100억 넘게 팔리면서 평당 2억 원을 넘겼고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30평대 아파트도 60억을 돌파했다. 한편 2020년 14억에 거래된 세종시의 40평 아파트는 폭락을 거듭해 지난달 7억2천에 거래되었고 10억을 넘겼던 30평대는 5억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결과가 나온 후에 분석하는 일은 땅 짚고 헤엄치기. 다주택자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고 중과한 정책이 2021년부터 시행되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해결하려는 주거문화 변화도 영향이 크다. 자영업 불경기가 장기화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이 사라진 것도 원인 중 하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주 봤던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 대신 '건물주의 몰락'이라는 말이 회자할 줄이야.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자영업 전성시대가 다시 올까?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구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쪽으로 바뀔까?

다주택자 규제는 다소 완화되었으나 편중된 부동산 시장 자본이 고루 퍼지기에는 아직 쌓아놓은 규제가 많다. 많은 사람의 집값이 골고루 오르는 것과 극소수의 집값만 더 많이 오르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나을까? 아파트 초격차 시대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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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SBS 라디오 PD·소설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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