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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고환율 이어진다…1500원도 열어둬야[원화의 추락]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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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정책에 요동치는 환율
시기·강도 불확실…"상반기까진 변동폭 클 것"
美 경제에 '부메랑'…강달러 약해지는 타이밍

국내 정치불안에 따른 원화 약세 상반기 지속
전문가들 "올해 환율은 상高하低"
고환율 지속돼도 외환위기 우려할 수준 아냐

올해도 원·달러 환율은 등락을 거듭하며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말 한때 1480원을 찍다가 올해 들어 1430원대로 안정을 찾는 듯하더니, 이달 들어 장중 한때 1470원을 넘겼다.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올 한해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환율 등락을 결정짓는 양상이 상당 기간 반복될 전망이다. 관세 정책의 파급력은 큰데 시기와 강도를 가늠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 여파로 강(?)달러 기조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국내 정치·경제 상황도 중요한 변수다. 정치 불안이 계속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같은 경기 활성화 시그널이 적기에 나오지 않으면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이 겹칠 경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관세 향방에 울고 웃는 환율…"1500원 가능성도 열려있어"
올해도 고환율 이어진다…1500원도 열어둬야[원화의 추락]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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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올 한해 원·달러 환율 흐름을 '상고하저(상반기에 오르고 하반기에 안정)'로 전망하고 있다. 최소 1340원에서 최고 1490원까지 내다봤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1400원 아래로 내려가긴 힘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1500원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최고 1512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환율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환율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은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대적인 관세 부과를 예고했는데 협상용으로 쓰다 보니까 시기와 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상대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해서다. 이는 미국 내 수입품 가격을 올려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해진다.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경우 미국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여전히 예측되지 않고 Fed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1500원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안도 환율 하락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금융 불안은 향후 2~4개월 내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월 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오고, 5~6월에 조기 대선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 심리의 위축, 그로 인한 내수 부진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은 기조적인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추경 편성과 같은 내수진작책이 상반기 중 집행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문위원은 "국내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2분기에도 계속되고 추경도 늦어지면 원화 가치가 오르기 어려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관세가 부메랑 돼 자국 경제 망친다면…"하반기 변동 폭 완만할 것"
올해도 고환율 이어진다…1500원도 열어둬야[원화의 추락]③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하회하는 시점은 하반기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에도 Fed가 6월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가 바닥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는 협상 수단일 뿐 공약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 확인된다면 강달러 기조는 더 약화할 수 있다. 이영화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490원대에 육박하는 환율은 모든 악재가 반영된 수준이기 때문에 좀 과도했다고 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되돌림 또한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협상 수단인 것이 확인되더라도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관세 부과를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율의 관세부과 공격은 오히려 자국의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관세 부과로 인한 물가상승은 미국 가계의 구매력을 낮추고, 오른 수입 물가는 기업 투자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의 실질성장률을 훼손시킬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만으로도 임기 4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2000억달러(약 290조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부과한 관세가 역설적이게도 자국 경제를 망칠 때 전문가들은 이 시점이 강달러가 약해지는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결국 부메랑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면 Fed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부과의 수위와 시기를 조절해 달러 강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00원대 진입해도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과거와 달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에 이어 네 번째다. 이 때문에 1500원대에 진입하면 과거와 같은 급격한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상황은 환율 거래에 어려움이 있는 문제지, 과거처럼 외화가 부족해서 외환위기로 번질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은 4110억1000만달러다. 환율 방어 등에 사용되면서 한 달 전보다는 46억 달러가량 줄었지만 1997년 말에는 204억달러, 2008년 말에는 2012억달러였다.


IMF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외부 충격에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화 자금 유출이 발생해도 이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외화보유액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봉현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장은 "만약 외화보유액이 (심리적 저항선인) 4000억달러를 밑돌아도 당국은 충분한 시장 대응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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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상승하는 것은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정부와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이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400원 후반이냐, 1500원에 진입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것이 경제에는 더 큰 충격"이라며 "변동성이 크면 수출입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와 외국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작아지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져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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