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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이 불러온 26년來 최고 환율…1400원 고착화 우려[원화의 추락]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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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통화 가치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3년 연속 하락한 것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데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2008년의 경우 당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인 -3.4%까지 밀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반년 만에 1000원대에서 1500원대로 50%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원화 가치의 하락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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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경제악화에 이어 정치혼란이 원·달러 환율 치솟게 만들어
구조개혁 없이는 저성장 고착화, 고환율 막을 수 없어

우리나라의 통화 가치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3년 연속 하락한 것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데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경제 상황 개선 없이는 1400원 전후의 고환율이 장기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저성장이 불러온 26년來 최고 환율…1400원 고착화 우려[원화의 추락]① 지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주가와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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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평균환율 IMF 사태 당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아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약 1364원으로 1998년 1395원을 기록한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외환위기로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 도산이 이어지는 등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시기와 비슷한 시기까지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저성장이 불러온 26년來 최고 환율…1400원 고착화 우려[원화의 추락]①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환율이 3년 연속 상승한 것도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도 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55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명목환율이 아닌 비교대상국의 물가와 구매력 등을 감안해서 구한 실질실효환율로 계산해봐도 원화의 하락세는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91.03으로 BIS 회원국 64개 중에서 일본 다음으로 낮았다. 명목뿐 아니라 원화의 실질 가치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몇 년째 이어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계엄과 탄핵 등 최근의 정치적인 이유도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한국 경제의 저성장과 경쟁력 약화가 근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성장이 불러온 26년來 최고 환율…1400원 고착화 우려[원화의 추락]①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시기는 대내외 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가 부진했던 시기와 항상 겹친다.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이다. 특히 2008년의 경우 당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인 -3.4%까지 밀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반년 만에 1000원대에서 1500원대로 50%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원화 가치의 하락을 겪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2.7%, 2023년 1.4%, 2024년 2.0%, 올해 1.6%(한은 전망치) 등 전반적인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몇 년 사이 지속된 원화 가치 하락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더불어 미국 경제 호조와 고금리 정책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을 이유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시적으로 환율 급등을 초래할 수 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된 이후에는 오히려 환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기조적인 환율 상승 요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이나 속도는 당시 국내경제 여건이나 취약성 정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시적으로 환율 급등을 초래하거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지만 기조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구조개혁 없이는 저성장 고착화, 고환율 막을 수 없어

결국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경제 회복을 통한 성장률 반등이 꼭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지속해서 하락 중이라 환율이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한은은 이달 경제전망에서 1.6~1.7%까지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시티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4%로 최근 낮췄고, JP모건도 1.3%에서 1.2%로 내렸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역성장을 기록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구구조나 분단 등 구조적 저평가 요인들에 더해 국내 정치적 안전성 이슈와 미국의 보호무역, 반중 정책 등을 고려하면 원화의 입지는 지속해서 약해져 2029년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 1500원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성장률을 예상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도 심상치 않다. 한은 경제모형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한 데 이어 2016~2020년 2% 중반으로 낮아진 이후 현재는 2%까지 내려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 같은 생산 요소를 모두 투입했을 때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최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말한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 노력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성장치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진 것은 인구 감소와 같은 구조적 요인, 생산성 둔화, 투자 감소 등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더 큰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에는 1% 초중반으로 낮아지고, 2040년대에는 0%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장기 저성장이 굳어지고 고환율은 물론 국가경쟁력 약화, 1인당 국민소득 정체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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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잠재성장률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경 한은 경제모형실 과장은 "잠재성장률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비효율성 개선, 자원의 효율적 배분 유도, 기업투자 환경 개선 및 혁신기업 육성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 공급 둔화 속도를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 집중 완화,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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