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섬유 형태의 신개념 열전 소재를 개발해 인간의 피부 감각을 모사하는 웨어러블 센서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이태윤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무기 열전 소재인 아이오딘화 구리(CuI) 나노 입자가 내장된 고성능 신축성 섬유형 열전 소자를 개발해 웨어러블 전자기기로 온도·인장·압력을 동시 감지하는 센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5일 밝혔다.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비대면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개인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주목받는다.
웨어러블 전자기기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선 사용자의 움직임과 체온 변화 등 신체 데이터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유연·신축성 있는 열전 소자 기반의 센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유기 열전 소재 기반 소자는 열전 성능이 낮고, 무기 열전 소재 기반 소자는 유연성과 신축성이 부족한 탓에 웨어러블 전자기기용 센서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랐다.
연구팀이 개발한 섬유형 열전 소자는 이러한 제약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소자는 내부에 아이오딘화 구리 나노 입자가 균일하게 분포돼 높은 유연성과 신축성을 갖는 동시에 우수한 열전 성능을 낼 수 있다.
예컨대 섬유형 열전 소자는 최대 835%까지 신축되면서, 203.6?V/K의 높은 제벡 계수(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전압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으로, 열전 소자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를 확보해 기존 한계인 350%의 신축성과 58?V/K의 제벡 계수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섬유형 열전 소자를 멀티모달 센서 형태로 웨어러블 스마트 장갑에 통합해 다양한 자극을 감지(피부 감각 모사)하는 센서 시스템도 구현했다. 멀티모달 센서는 여러 가지 물리·화학적 신호를 동시에 감지·융합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말한다.
멀티모달 센서 기능을 갖춘 스마트 장갑은 출력 전압, 전기 저항, 정전 용량 등 서로 다른 변수의 변화를 측정해 사용자의 온도, 인장, 압력 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웨어러블 전자기기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태윤 교수는 “연구팀은 섬유 한 가닥으로 인간의 다양한 피부 감각을 재현하는 기술을 새롭게 제시했다”며 “이 기술은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통한 개인별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등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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