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충주맨 김선태처럼’ 특별승진 도입
동작·양천·영등포 등 개청 첫 특별승급
“업무기여도 인정, 구청장 의지가 중요”
승진과 월급 인상은 직장인에게 가장 유용한 당근책이다.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다. 일 잘하는 공무원에게 특별승진 등 파격적인 인사 우대와 특별승급을 통해 호봉을 올려주는 서울 자치구가 늘고 있다.
우선 동작구는 탁월한 업무실적을 거둔 공무원에게 1호봉 승급 혜택을 주는 특별승급 제도를 새로 도입해 이달부터 적용했다. 동작구청 개청 이후 첫 사례다. 관내 교통체계 개선과 장기 미해결 숙원사업 추진에 공이 큰 6급 팀장과 7급 공무원 등 2명이 첫 대상자로 선정됐다.
동작구는 실 근무경력 1년 이상의 6급 이하 호봉제 적용 공무원 중 업무실적이 탁월한 직원을 올해부터 매년 상·하반기 선발할 계획이다. 구청에서 6급 이하는 전체 직원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12월 하반기 성과 우수 공무원 2명에게 특별승급 혜택을 줬다. 이 역시 당시 영등포구청이 생긴 이래 처음이었다. 양천구도 지역 예비군들의 훈련장 입소 편의를 위한 무료 수송버스 운행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추진해 대통령상을 받은 공무원의 호봉을 올려줬다.
‘진짜 파격’은 도봉구에서 있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지난해 6월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업무실적이 뛰어난 성향숙 아동청소년과 주무관을 7급에서 6급으로 승진시켜 서울 구청 공무원 사회를 놀라게 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 4만명이 넘는 구청 공무원 중 특별승진 사례는 이때가 처음이다.
특별승진은 말 그대로 직급을, 특별승급은 호봉제인 공무원의 호봉을 한 단계 올려주는 것이다. 직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행정직군의 경우 9급에서 6급까지 승진하려면 15년 넘게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라갈수록 승진은 더디다. 9급에서 8급은 3년, 8급에서 7급은 4년 반, 특히 7급에서 6급이 되려면 보통 9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구청 등 공무원 조직에는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나 특별승급 규정이 있지만, 실제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민간 기업과 달리 ‘튄다’는 시선이 부담스럽고, 근거와 절차를 따지고, ‘뒷말’이 부담스러운 공무원 사회 특유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그런데 이 같은 문화나 인식이 차츰 깨지고 있고,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더해져 새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별승진과 승급 바람은 지방에서도 불고 있다. 널리 알려진 사례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하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다. 지난해 1월 6급으로 승진한 김 주무관은 행정 9급에서 시작해, 8년 만에 6급 공무원이 됐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충주시를 알리는 홍보 채널인 충tv는 구독자 수가 충주시 인구(약 20만)의 4배 가까운 77만여명(1월 초 기준)에 달하고, 김 주무관은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경북 김천시에선 ‘김천은 김밥천국이다’라는 아이디어로 축제를 성공시킨 공무원 1명을 작년 말 7급으로 특별승진시키고, 다른 2명에게 특별승급 혜택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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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관계자는 "특진과 특별승급은 업무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공직생활에 활력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도입을 검토하는 자치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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