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권성동·나경원, 서울구치소서 尹면회
尹, 민주당 나치에 빗댄 것으로 전해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12·3 비상계엄 조치와 관련해 "그동안 줄탄핵, 예산 삭감 등 의회 독재로 국정 마비되는 것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런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계엄을 왜 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있었다"며 "탄핵부터 시작해서 특검 뭐 여러 가지의 (의회 독재로) 도저히 (국정) 업무를 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계엄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나라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많았다. 안보에 대한 부분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우리 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굉장히 걱정이 많았다"며 "우리 당이 하나로 뭉쳐서 국민들의 마음을 잘 모을 수 있도록 해서 나라를 잘 이끌어 가는 데 역할을 좀 많이 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제기한 '사면 요청설'에 대해서는 "사면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권 비대위원장은 설명했다. 앞서 이 의원은 YTN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라디오에 출연해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의 면회를 두고 "(윤 대통령이) '나중에 선거 꼭 이겨서 나 사면 좀 시켜줘'라는 이야기를 둘러서 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나 의원도 윤 대통령의 면회 직후 서울구치소 앞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의회가 더불어민주당의 일당 독재가 되면서 어떤 국정도 수행할 수 없는 부분을,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런 조치를 했다 (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나 의원은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을 독일 나치에 빗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2월 임시회 개회식이 열린 뒤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면서 만난 기자들이 '윤 대통령이 나치 관련 발언을 한 것이 맞냐'고 묻자 "나치 정권도 선거를 통해 집권한 것처럼, (민주당도 그런 형태가 될 수 있다는걸) 의회 독재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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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비대위원장과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진에 이어 여당 지도부와 다선 의원을 잇달아 만난 것에 대해 '옥중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나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현직 대통령이고 정치인이니까 당연히 정치인으로서 메시지를 낼 것이라 생각"이라며 "이걸 옥중 정치라고 말씀드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권 비대위원장도 "우리 당 출신의 대통령이고 지금은 직무정지 중일 뿐이 아니겠나"라며 "야당의 어떤 의원이 '왜 구치소까지 찾아가냐'고 하는데, 구치소에 집어넣었으니 구치소로 찾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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