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경복궁 '옥의 근원'에 걸렸던 편액, 일본에서 돌아와

시계아이콘01분 25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국가유산청·라이엇게임즈, 선원전 편액 환수
"필획 등 분석한 결과 서승보 글씨로 확인"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에 걸렸다고 추정되는 편액을 환수했다고 3일 밝혔다. 편액은 종이,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액자를 일컫는다. 건물의 규모와 격식에 맞게 제작해 방 안이나 문 위에 건다.


경복궁 '옥의 근원'에 걸렸던 편액, 일본에서 돌아와
AD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편액은 가로 312㎝, 세로 140㎝로, 크기가 큰 편이다. '옥의 근원'이라는 뜻을 가진 '선원(璿源)'이란 글자가 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테두리를 연장한 봉에 구름무늬를 조각하고 부채, 보자기 등 보물 문양을 그려 넣어 격식이나 위계가 높았던 건물에 걸렸다고 짐작된다.


전문가 평가와 문헌 조사를 진행한 국가유산청은 조선 시대 궁궐 안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던 선원전의 편액으로 보고 있다.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한 건물이다. 왕이 분향, 참배 등 의례를 거행했다. 조선 왕실은 경복궁, 창덕궁, 경운궁(덕수궁)에 선원전을 각각 뒀다.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이동할 때 어진을 함께 옮기고 예를 갖춰 모셨다.


국가유산청은 "각 궁궐의 선원전 건립 및 소실과 관련한 정황, 기록 등을 고려한 결과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복궁 재건 과정을 기록한 '경복궁영건일기(景福宮營建日記)'에 따르면 경복궁 선원전은 1868년 재건됐다.


1444년 처음 지은 경복궁 선원전과 1897년 건립된 경운궁 선원전 편액은 화재로 소실됐다. 창덕궁 새 선원전에는 1901년 재건한 경운궁 선원전 편액만 전한다. 창덕궁 옛 선원전의 경우 현재 편액이 남아있지 않으나 편액을 거치하는 철물 흔적의 위치와 환수 유물의 크기 등이 이번 편액과 맞지 않았다.


경복궁 '옥의 근원'에 걸렸던 편액, 일본에서 돌아와

편액에 남아있는 글씨도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라는 추정에 힘을 싣는다. 조선 시대 왕명의 출납, 행정 사무 등을 기록한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따르면 1868년 재건한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은 서승보(1814∼1877)가 글씨를 썼다.


국가유산청은 "글씨 필획 등 서체 특성을 분석한 결과, 편액의 글씨가 서승보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편액에 사용된 안료 또한 1900년 경복궁과 창덕궁 선원전의 공사를 기록한 의궤에 적힌 재료와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2023년 일본의 한 경매에 '19세기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란 유물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섰다. 경매사 측은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1852∼1919)와의 연관성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데라우치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당시 경복궁 일부 건물을 철거하고 이전했다"며 "철거 작업을 한 직원이 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과 라이엇게임즈는 소장자 측에 조선 왕실의 문화유산인 선원전 편액이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협상을 벌였다. 해외에 있는 유물을 함께 고국으로 가져오기는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12년 협약을 맺은 이래 보물로 지정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竹冊)', '석가삼존도' 등의 환수를 합작했다.


AD

경복궁 '옥의 근원'에 걸렸던 편액, 일본에서 돌아와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오는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편액 실물을 공개한다. 이후 관리는 국립고궁박물관이 맡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향후 학술연구, 전시 등 다양하게 활용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811:30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머슴살이를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 좁아진 취업문 앞에 취업 준비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자조적 속담이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복지와 급여가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낫다는 의미에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서울 관악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성패를 떠나 이 문구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과 경제계 등에서 애용된다.

  • 25.06.1811:30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근속연수와 연봉은 특정 기업의 양성평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다. 그러나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고연봉·좋은 처우로 대표되는 대기업조차 예외는 아니다. 양성평등지수 조사 대상인 100대 기업과 37개 금융사에서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쳤다. 100대 기업 여성 평균연봉 7400만원…'연봉킹' SK텔레콤지난해 말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 25.06.1811:30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기업의 양성평등은 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특정 성별을 우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실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성평등 채용은 인사 과정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다. 여성가족부와 경제단체들이 공동 발간한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성평등 채용이란 채용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을 채용

  • 25.06.1811:30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회원국의 성별 임금 격차를 비교하는데, 한국은 1996년 가입 이후 매번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2위인 일본(22%)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OECD 평균은 11.3%,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은 9.4%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임금 격차가 20%를 넘는 국가가 없다.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은 다양

  • 25.06.1711:30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국내 상장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 전반을 결산한다. 사업 개요부터 재무 상태,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임직원 현황 등을 아우른다. 특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다. 올해 초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부터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육아지원제도 및 유연근무제도 사용 현황이다. 저출생 문제 대응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

  • 25.06.1506:00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취임 초기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극심한 갈등을 거쳐 최근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 불화를 넘어 미국 정치와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절정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선거 승리에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