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독대 신청에 답 없더라’ 답답해하기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으로 확인됐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체 ‘비상계엄 특검법’ 발의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잠시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다음 날, 그를 수사하는 특검법을 발의해야 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울먹였다. 권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제 오랜 친구였다”며 “(체포된) 어젯밤에는 너무 괴롭고 ‘내가 좀 더 잘할 걸’ 자책하고 정치가 뭔지 깊은 회의를 느끼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언급한 권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정말 친구처럼 생각하고 정이 있지만,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를 친구라 생각 안 한다. 부하라고 생각하지”라며 “눈물까지 보일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년 전쯤 권 원내대표에게 '(윤 대통령을) 대통령 자리에 올린 분이니 어찌 됐든 직언하는 등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냐, 이렇게 계속 가다가 사고 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때 권 원내대표가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 신청을 했는데 몇 달간 답이 없다'고 엄청나게 답답해하시더라"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원내대표는 2021년 당시 유력 대통령 선거 후보로 불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이후 윤석열 캠프에서 종합 지원본부장으로, 윤 대통령의 대선 행보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22년 9월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윤 대통령과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있기도 했다.
한편, 전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본인을 희생자, 순교자로 만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그리고 부당한 외세의 침입에 결연히 맞서다가 쫓겨나는 비운의 왕이 된 것이라는 식으로 자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그냥 본인 성질대로 안 돼서 계엄 한 것이라 본다. 거기에 선관위가 끼어들어 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대통령 그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밝힐 수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본인이 한 행동 자체가 민주주의를 위해, 부정선거를 없애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을 극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