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훙수 앱 다운로드 급증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미국 내 사용금지가 본격적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다음 주 취임하는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결단이 없으면 틱톡앱을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미국인들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小紅書)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 연합뉴스는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샤오훙수의 인기를 보도했다.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샤오훙수의 국제 버전인 레드노트(RedNote)를 택했다. 이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13일 저녁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소셜미디어 앱 가운데 8위에 올랐다.
레드노트는 중국, 대만 및 기타 중국어 사용 인구의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틱톡 경쟁자이다.
월간 사용자는 약 3억명이며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이다. 젊은 도시 여성들이 주요 사용자이며, 데이트에서 패션에 이르기까지 라이프스타일 팁을 교환할 수 있다.
시장 정보회사 센서타워의 아베 유세프 수석 분석가는 WSJ에 "샤오훙수가 이전에 달성한 적이 없는 업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되는 건 틱톡 금지법 때문이다. 미 의회는 지난 2023년 4월 틱톡이 미국민의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미국 국가안보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틱톡이 모회사 바이트댄스 소유로 남아있기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홍보 담당자 샬럿 실버스타인(32) 씨는 지난 12일 틱톡 금지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샤오훙수를 내려받은 것이 "마지막 저항 행위"라고 설명했다.
샤오훙수를 통해 양 국민 사이 새로운 우정이 싹트는 모습도 있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샤오훙수 이용자가 영어로 "틱톡 난민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미국인 사용자가 "따뜻한 환영에 감사합니다"라는 중국어 문장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WSJ은 샤오훙수가 미국 내에만 1억7천만명의 사용자를 둔 틱톡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지난달 기준 미국 모바일 사용자 중 130만명만 샤오훙수를 깔았다.
한편, 중국은 샤오홍슈의 미국 내 다운로드 1위를 적극 소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틱톡 금지법에 대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기업을 임의로 억압하려는 것이라며 지속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측은 미국의 틱톡 문제 처리 방식과 관련해 “미국의 소위 규칙과 질서가 세계에 진정으로 유익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자신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지 세계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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