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스크서 전사한 북한군 모습 공개
"러, 북한군 '총알받이'로 사용"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친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인폼네이팜(InformNapalm)'이 이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사한 북한군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 전사한 북한군들은 진지로 보이는 들판에 나란히 누워있는 상태였다. 단체 측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전달했다"며 "한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의 여파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군은 이곳에서 패배해 큰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시신의 얼굴이 대부분 가려져 있어 정확한 판별은 어려우며, 촬영 장소와 날짜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은 드론을 통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폼네이팜 측은 "러시아군 사령부가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대한 보병 공격에서 북한군을 '대포밥(총알받이)'으로 이용하고, 그들을 러시아 부대보다 앞서 보내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전장으로 파병된 군인들에 대해 '포로가 되기 전 자폭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포획될 위기에 놓인 군인이 수류탄을 꺼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외치며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당한 사례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된 북한군이 교전에 참전하는 지역은 쿠르스크 전역으로 확대 중이며, 피해 규모는 사망 약 300명, 부상 약 2700명으로 추산된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최근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진술 내용을 입수했는데, 북한 당국이 파병 급여에 대한 약속도 없이 '영웅 대우'라는 조건만 내걸고 병사들을 전장에 내몬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한 포로들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심문 조사에서 훈련으로 알고 이동했다가 현지에 도착한 뒤에야 전투에 투입된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의 함구에도 내부에서 파병 소식이 암암리에 확산 중"이라며 "파병군 가족들은 '대포밥'이라는 자조와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해관계가 없는 주민들은 러시아의 지원이나 민생 개선을 기대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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