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LA산불 메시지에 "뜬금없고 본말 전도돼"
직무 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관련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윤 대통령) 멘탈이 갑"이라고 꼬집으며 LA 산불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근식 전 실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죄로)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하겠다고 경찰들이 준비하고 있고, 또 그 체포를 막겠다고 경호처 직원들이 온통 난리가 나 있고, 온 국민들이 그걸 쳐다보면서 불안과 혼란, 걱정, 근심하고 있는데 본인께선 LA 산불로 미국 국민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내시니 일단 '멘탈 갑'"이라며 "뜬금없고 본말이 전도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론이 둘로 분열돼 온 나라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놓고 갈가리 찢어져 있는데, 그것을 초래한 책임이 일단 본인에게 있는 거 아닌가"라며 "그분들에 대해서 어루만져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게 더 필요하지, 어디 지금 LA 산불 이야기할 때인가. 참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LA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며 "불의의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미국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우리 교민 피해를 막는 데도 최선을 다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함께 출연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SNS 메시지는 시기와 상황에 걸맞아야 한다"며 "LA 산불은 걱정될 만한 일인데, 지금 전 국민이 내란 사태로 매일 기사를 들여다보고 SNS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지금 본인이 여유롭게 LA 산불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전 실장은 최근 윤상현 의원 등이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하고, 김민전 의원이 '백골단' 자처 단체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는데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 갈 길을 잃고 극우 전광훈 정당에 포획돼 가는 형국이다"라며 "지지율 착시 효과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면 나중에 현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제대로 된 우리 당의 지도부라면 윤상현, 김민전은 징계해야 한다. 그게 우리 당의 정체성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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