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이 직접 만든 경제 용어
중국 산업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
제조업·기술 자립화 강조 목적으로 추정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은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의미한다. 공식적인 정의로는 '첨단 기술, 고효율, 고품질이 특징인 신(新)발전 이념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생산력'이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31일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제11차 집단학습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23년 9월7일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에서 열린 신시대 동북 전면진흥추진 좌담회에서 이 용어를 처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신에너지, 신소재, 전자정보 등 전략적 신흥 산업과 미래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신질적 생산력 형성을 가속해 새로운 동력 에너지를 증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신질생산력은 중국 산업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2023년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지난해 1월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신질생산력이 언급됐다. 지난해 3월 양회에서는 신질생산력 개념을 정부업무보고에 넣어 '올해 정부 사업 10대 임무'로 지정했다. 이처럼 이 용어는 굵직한 정치와 정책 문건에 꾸준히 등장했다.
중국이 제조 강국을 목표로 2015년 선포해 올해 마무리하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은 신질 생산력 개념을 통해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7월 중국의 경제전략을 결정짓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신질생산력을 통해 고품질발전에 더 큰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질생산력을 주제로 한 포럼과 연구기관들도 속속 생겨났다. 중국전자과기대학 신질생산력 발전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또 저장성 이우시에서는 '중국 디지털 무역 신질생산력 CEO 포럼'이, 푸젠성 샤먼시에서는 '신질생산력과 디지털 경제포럼'이 개최됐다.
신질생산력이란 용어가 등장한 이유는 '중국의 산업정책 목표의 변화'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초 제조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쓴 중국 정부가 이제는 제조 강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혁신과 고품질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무역 갈등 심화로 제조업의 자립화를 위해 이 용어를 만들어 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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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로는 중국 내 외국인 투자 감소 때문이다. 그간 중국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의 영향으로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현지 외국 기업의 철수와 투자금 회수가 시작되면서 중국 내 위기의식이 확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기술 자립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신질 생산력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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