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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中수요가 끌어올린 구스다운 가격…한국선 '패딩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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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후아유'·무신사 입점 브랜드
비싼 거위솜털 대신 깃털·오리털 넣어
혼용률 법적 규제 없어 "검수 절차 살펴야"

'패딩 충전재 허위 표기' 논란이 연초 패션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겨울철 필수템으로 꼽히는 패딩 제품의 충전재를 거위솜털 대신 거위의 깃털이나 오리털로 채운 뒤 값비싼 '구스다운'으로 둔갑해 판매한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다.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패션 플랫폼은 물론, 패션 대기업까지 "꼼꼼한 검수 과정을 거치지 못한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경기 충전재 함량 미달 사태가 되풀이되면서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는 만큼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Why&Next]中수요가 끌어올린 구스다운 가격…한국선 '패딩의 배신'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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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이 값비싼 거위털 둔갑…패션 업체 줄줄이 적발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랜드월드는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 '후아유'의 구스다운 패딩(상품번호: WHJDE4V37U) 제품이 표기된 충전재의 혼용률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전량 회수를 발표했다. 충전재는 온도를 보존하고 쿠션 효과를 위해 패딩에 들어가는 소재로, 해당 제품은 거위털(구스) 80%, 오리털(덕) 20%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위털 30%, 오리털 70%가 사용됐다. 제품명에 '다운'이라는 상품명을 표기하기 위해선 충전재의 솜털 비율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구스 다운은 거위 솜털이 75% 이상 들어가야 한다. 거위털은 오리털보다 가볍고 따뜻해 고급 소재로 꼽힌다. 솜털은 깃대가 없는 곱고 부드러운 부위로 깃털보다 더 비싸다.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해당 사실이 확인된 즉시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 유통 중인 제품 전량에 대해 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면적인 품질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랜드월드 측은 후아유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다른 브랜드들의 제품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Why&Next]中수요가 끌어올린 구스다운 가격…한국선 '패딩의 배신'

앞서 패션플랫폼 무신사도 충전재 혼용률 눈속임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위탁판매업자 위치에 있지만 플랫폼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날 선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라퍼지스토어'는 덕다운 아르틱후드 패딩 제품의 다운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브랜드는 무신사의 투자도 받았던 곳이다. 해당 브랜드는 고객의 불만이 제기된 이후 외부 심사 기관에서 직접 받은 시험 성적서를 제출해 문제가 없다고 소명했지만, 고객에게 배송된 상품을 검사한 결과 '성분을 판단할 수 없는 충전재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퇴점 조치됐다.


해당 브랜드는 패딩 충전재 혼용률을 속인 것 외에도 디자인 도용, 부자재 위조품을 사용한 전례도 있다. 이외에 입점 브랜드 '페플'과 '오로'가 판매한 제품에도 같은 이슈가 발생해 소비자 환불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모든 브랜드에 대해 제품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다"며 "앞으로 무신사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선 소비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시험성적서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Why&Next]中수요가 끌어올린 구스다운 가격…한국선 '패딩의 배신'

중국 스포츠붐, 패딩 수요↑… 거위털 가격 급등, 품질 검증 미흡

패션 회사들은 통상 겨울 패딩을 만들기 위해 1년 전부터 소재를 미리 확보한다. 올 겨울 패딩에 들어가는 소재 구입 시기인 2023년은 중국에서 스포츠와 캠핑 붐이 불면서 거위털 수요가 늘어나며 거위솜털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구스다운 가격은 2023년 말 70달러 선에서 지난해 초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8월에는 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패딩 제조 단가를 맞추기 위해 거위털대신 비교적 저렴한 오리털을 사용한 뒤 눈속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랜드월드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해외 현지 파트너사(미얀마)의 품질 보증만을 신뢰하고 자체적인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파트너사가 제품을 만들면 외부 소재를 비롯해 충전재 표기량이 명확하게 지켜지는지 자체적으로 샘플 검사를 하는데 해당 제품에 대해서 검사가 소홀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충전재 함량 미달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013년 SPA(제조, 유통 일원화)브랜드 다운점퍼의 품질을 비교한 결과 미쏘, 망고, 자라 등 다운 점퍼의 솜털 함유량이 표기보다 3~10%포인트가량 적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Why&Next]中수요가 끌어올린 구스다운 가격…한국선 '패딩의 배신'

충전재 혼용률 표기 규제 사각지대…패딩 가격 고공행진 소비자 피해 반복 우려

패션 업계에서는 충전재 혼용률의 표시 인증을 강제하지 않으면서 이같은 소비자 기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상 의류 소재는 국가 표준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내부 충전재에 대해서는 인증 의무가 없다.


전자상거래에서도 상품 고시를 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섬유 성분 소재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충전재의 성분 구성에 대한 정보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기능성 의류에 한해서만 시험 성적서를 받아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했다. 내부통제 영역인 셈이다.


일각에선 패딩 제품의 품질은 소비자 신뢰 신뢰와 직결된 만큼 충전재도 혼용률 표기의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패션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검증 강화로 품질 관리에 나서지만, 대부분의 패션 업체들이 중소기업인 만큼 혼용율 허위 표시 가능성이 남아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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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구스다운 가격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패딩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은데다 세계 최대 구스다운 생산지인 중국에서 닭·오리 등이 사육이 줄면서 공급도 원할하지 않은 탓이다. 이는 충전재 혼용율 허위 표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충전재 혼용률은 인증이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다만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은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시험기관에 의뢰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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