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영유아는 폐렴·중이염·뇌염 등 합병증 위험
접종력 미확인 시 출국 전 반드시 '2회 예방접종' 완료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동남아 지역을 다녀온 국내 여행객 2명이 홍역으로 확진돼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선 총 49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는데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였다. 특히 이 중에는 부모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1세 미만 영아 환자도 있었는데, 영아의 경우 면역체계가 취약한 상태에서 홍역에 걸리면 폐렴이나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세계적으로 약 31만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0만4849명, 중동이 8만8748명 등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 국민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시아(3만2838명)와 서태평양 지역(9207명)에서도 홍역 환자가 많았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시 초기엔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서 구강 내 회백색 반점(Koplik's spot) 등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다만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및 4~6세에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 또 여행 후 입국 시 발열, 발진 등 증상이 있다면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마스크 착용, 대중교통 및 다중 시설 방문 자제 등 주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해외 여행력을 알려야 한다.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 요법(안정, 수분 및 영양 공급)만으로도 호전되지만, 홍역으로 인한 중이염, 폐렴, 설사· 구토로 인한 탈수 등 합병증이 있는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질병청은 다가오는 설 연휴와 겨울방학 동안 해외여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 전 홍역 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4~6주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해외유입 홍역 환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력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홍역 예방을 위해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미접종자나 1세 미만 영유아 등은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문이 불가피한 경우엔 영유아 홍역 가속 백신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