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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인구 전략…불체자 레드카드 vs 테크인재 레드카펫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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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확대 두고 트럼프 진영서 논란
불체자엔 강경, 테크 인재 '레드카펫'
新미국 인구 전략으로 구체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할 순간이 점차 다가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구 전략'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그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해외 인력에 대한 '장벽'을 세우는 신(新) 미국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전혀 다른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미국은 불법 이민자는 추방하면서 우수한 이공계 대학생들에게는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차별화 노선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H-1B 두고 온도 차 확인한 '테크 기업인'과 'MAGA'

美 새 인구 전략…불체자 레드카드 vs 테크인재 레드카펫 [테크토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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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아직 '원 팀'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이민에 대한 시각은 판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미국의 H-1B 비자를 둘러싼 논쟁에서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었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H-1B 프로그램이야말로 자신이 테슬라,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을 미국에서 일으킬 수 있었던 동력이라며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골수 지지층인 일명 'MAGA' 진영 인사들은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나는 H-1B를 항상 지지해 왔다"며 머스크 CEO의 손을 들어주면서 논쟁은 일단락났지만, 갈등은 아직 봉합되지 않았습니다. '엑스(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여전히 트럼프 CEO를 '저격'하는 MAGA 유저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美 새 인구 전략…불체자 레드카드 vs 테크인재 레드카펫 [테크토크] H-1B 비자를 통해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는 미국에 수월하게 체류할 수 있다. EPA연합뉴스

H-1B는 미국의 전문직 인재 수급 프로그램입니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에서 고용주의 보증을 받은 인재는 기본 3년, 최대 6년간 미국 내 체류가 허용됩니다. 기업 입장에선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테크 인재를 해외에서 뽑아올 수 있으니 매력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연간 비자 제한은 8만5000명선에 불과하지만, H-1B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스타트업이 거대 회사로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즉 머스크 CEO처럼 기술 기업을 짓는 경영인 입장에서 H-1B를 나쁘게 평가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선 H-1B가 본래의 목적에서 탈선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이런 프로그램은 해외의 '매우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비자인데, 기업들의 남용으로 인해 이제는 테크 인재의 몸값을 깎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입니다.


H-1B는 남용을 막기 위해 보증 인재의 제안 연봉에 하한선을 두는데, 불과 6만달러(약 8800만원) 수준이라 기본 10만달러(약 1억4700만원) 안팎의 평균 연봉을 자랑하는 미국 IT 산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불체자 방출하고 테크 인재엔 레드카펫…새로운 미국의 인구 전략?

하지만, 테크 인재를 둘러싼 트럼프 진영의 진짜 갈등은 H-1B가 아닌 다른 곳에서 촉발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월 한 현지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그린 카드(영주권)를 발급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 캠프 측이 즉각 "영주권 심사를 거친 대학생만 그린 카드를 발급받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해당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단순한 '반(反)이민 지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美 새 인구 전략…불체자 레드카드 vs 테크인재 레드카펫 [테크토크] 국제 유학생은 미국의 또 다른 인재 유치 수단이다. AP 연합뉴스

국제 유학생은 H-1B보다도 더욱 강력한 미국 IT 산업의 '비밀 무기'입니다. 오늘날 여러 국제 대학 순위에서 1~50위권을 휩쓸다시피 하는 대학들은 모두 미국, 영국에 있고, 따라서 해외의 우수한 대학생들은 영미 대학에 유학을 옵니다. 이들은 내국인 대학생보다 비싼 등록금으로 대학 재정을 튼실히 하는 재원인 동시에, 미국에 끊임없이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 유입된 연간 국제 유학생 수는 약 110만명이었으며, 2위는 영국으로 약 76만명이었습니다. 만일 이들 100만명이 넘는 인재에게 자동 영주권이 발급된다면, 미국의 테크 산업은 물론 인구 구조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경 '차르(총괄 책임자)'로 지명된 톰 호먼 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은 강경한 불법 이민 대응책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불법체류자를 몰아내기 위해 구금 및 격리 시설을 부활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SNS에 주 방위군, 연방군 등 군사력까지 동원해 불체자 추방 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발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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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국내 경제에 도움을 줄 인재들, 특히 테크 인재들에 대해선 오히려 매우 '관대한' 시선을 견지한 듯합니다. 만일 그의 정치적 입장이 향후 미국의 이민 정책으로 구체화한다면, 미국에선 불체자를 비롯한 저임금 외국인 인력은 쫓겨나지만 전 세계의 인재만 유입되는 '이중 인구 전략'이 현실화할지도 모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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