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그룹 총수들 "위기 극복"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들이 을사년 경영 키워드로 ‘위기 극복’을 꼽았다.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환율 급등 등 수출 여건 불안 등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는 게 올해의 생존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그룹 임직원에게 전하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을 겪은 만큼 신 회장은 특히 선제적인 재무전략 수립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불가능한 도전과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며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과거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강대국 간 패권 경쟁에 따른 교역 위축과 국내외 수요 산업 부진으로 오늘의 생존과 내일의 성장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눈앞의 성과보다는 장기적 안목에 미래를 준비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올해 내수소비 부진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같은 대내외적 불확실성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성장 비전을 대외에 제시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등 고객론’을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의 본업이고, 1등 고객이 우리를 아는 게 경쟁력"이라며 ‘1등 고객’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세계 유수 항공사와 격차를 줄이고 제대로 된 경쟁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화해 고객 선택지를 더욱 다양하게 제공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통합까지 2년여의 세월 동안 현실에 안주하면 글로벌 격차는 순식간에 더 벌어질 것"이라며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면서도 조직, 시스템, 업무 관행까지 모두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회장은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애도를 표하며 안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모든 업무의 근간은 절대적인 안전과 고객 중심 서비스"라며 "변화의 시기에는 안전이 가장 먼저 간과되기 쉽다"고 했다. 이어 "안전 문화에 대한 마음가짐을 갖고 모든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그룹 CEO들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신성장을 위한 혁신을 당부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은 이날 공동명의로 신년사를 내고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명의의 신년사 대신 예년처럼 부회장 명의로 신년사를 냈다.
지난해 최고 성과를 기록한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우리 본연의 역량을 올려 일류 회사로 발돋움해야 한다"며 "경쟁력의 원천인 ‘기술 혁신’에 더욱 집중하고 최고 품질과 성능을 갖춘 혁신 제품을 적기에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전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지정학적 불안 요소의 증대와 더불어 석유화학 글로벌 공급 과잉,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사업 환경과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했었다고 회상하며 "올해를 ‘실행의 해’로 지정하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올해는 더 집요한 실행력을 발휘해 턴어라운드를 넘어 경영정상화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자"고 밝혔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신년사와 함께 "고객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가 되자"며 창립 55주년 기념 신규 비전을 발표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저성장이 새로운 경제의 뉴노멀이 될 정도로 글로벌 경제 상황은 힘겨움이 예상되지만, 임직원 모두 열정과 에너지로 충만한 전문가가 돼 삼성전기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하고,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불황에 구애받지 않는 초일류 부품 회사를 만들자"고 요청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올해 경영환경 역시 엄중하고도 도전적일 것"이라며 "혼연일체로 모든 역량과 자원을 결집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 성장을 계속해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엄중한 경영환경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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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 시대를 대비해 내실을 다지고, 글로벌 AI 컴퍼니(인공지능 회사)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AI 전환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박진효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정신을 집중해 성심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의미의 사석위호의 자세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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