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엑스 계정명·프로필 사진 변경
'페페' 캐릭터 쓴 '케키우스 막시무스'
"암호화폐 흔들려는 의도" 추측 무성
엑스(X·구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엑스 계정명을 암호화폐 이름으로 변경해 관련 시장이 들썩였다. 머스크는 31일(현지시간) 엑스 계정을 ‘케키우스 막시무스(Kekius Maximus)’로 변경했다. 프로필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밈(meme)으로 자주 등장하는 ‘개구리 페페’ 캐릭터가 로마 전투 복장을 한 채 게임 콘솔을 들고 있는 이미지로 변경됐다.
머스크는 계정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며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으나, 그의 새로운 페르소나에 즉각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날 AFP 통신은 "단순히 웃음을 주기 위한 것 혹은 숨겨진 메시지가 있다는 추측부터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기 위한 또 다른 위장 시도, 온라인 혐오단체를 향한 제스처라는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의 새 프로필 사진으로 쓰인 ‘개구리 페페’는 지난 2016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의 선거 캠페인에서 대안 우파(alt-right), 즉 백인우월주의와 연계된 캐릭터다. 대안 우파는 21세기 서양의 주류 보수주의의 대안으로 제시된 극우적 운동을 말한다. AFP에 따르면 명예훼손방지연맹(ADL)은 페페를 ‘증오의 상징’이라고 불렀으며, 페페 관련 밈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인종 차별주의, 반유대주의 혹은 편협한 주제에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케키우스 막시무스’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BBC 방송은 "‘케크’를 라틴어처럼 쓴 것으로 보인다"며 "게이머들 사이에선 ‘큰 소리로 웃다’(lol)와 거의 같은 의미이지만 지금은 종종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케크는 혼돈과 어둠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 신의 이름이기도 하며, 때때로 개구리 머리를 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과거 도지코인, 시바이누와 같은 밈 코인(온라인 유행을 반영해 재미 등을 목적으로 생성된 암호화폐)을 언급해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미친 전례가 있다. 특히 도지코인을 예찬하던 그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고문으로 정부 지출을 줄이는 임무를 맡은 정부효율성부서(DOGE, 도지)를 이끄는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도지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실제로 코인게코 사이트에 따르면 머스크의 계정명 변경 이후 이날 저녁 기준으로 밈 코인 ‘케키우스 막시무스’의 가치 역시 900% 이상 급등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AFP는 "과거에도 머스크가 SNS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소문이 자자하지만, 특정 밈 코인과 관련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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