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설움 안다"…농사 지은 쌀 전부 기부한 80대

"혹여라도 굶는 이웃 없었으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80대 농부가 평생 수확한 쌀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완주군 비봉면 문장마을에 거주하는 최병용씨(83)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전날 비봉면사무소에 20㎏들이 백미 60포대(약 350만원)를 기부했다. 최 씨는 1년간 농사지은 쌀 모두를 아낌없이 나누었다. 최 씨는 벌써 2년째 이런 선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농부 최병용씨가 기부한 쌀. 완주군 제공

최 씨는 "나이 먹고 농사짓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혹여라도 배고픈 설움을 겪는 이웃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비봉면에서 태어나 자란 최 씨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모두 힘들었지만, 우리 집은 특히 먹을 게 없었다. 그 설움이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도 있고,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많다"며 "일을 할 수 있는 한 계속 농사를 지어 쌀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또 그는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느냐'며 자신의 선행을 알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선행에 대해 심미정 비봉면장은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며 "그 뜻에 따라 주위의 소외계층을 더욱 잘 챙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