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15곳 중 이용율 최하위
데일리 정기노선 등으로 재도약 꿈꿔
"우선 사고 수습·유가족 지원에 집중"
이용객이 적어 한때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무안 공항이 개항 17년 만에 데일리 정기노선을 도입하는 등 활성화를 꿈꿨으나 대형 참사를 겪게 됐다.
무안 공항은 2007년 11월 8일 문을 열었다. 사업비 3057억원을 투입해 256만 7690㎡ 부지에 자리 잡은 무안 공항은 연간 14만회 이·착륙이 가능한 2800m 길이 활주로를 갖췄다. 항공기 9대가 동시에 주기할 수 있는 계류장 9만여㎡, 차량 2095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연간 519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등도 갖추고 있다.
개항 이후 중국 상하이 등에 주 9편을 운항하면서 환서해권 거점 공항을 지향했으나 운항편과 이용객이 적어 국제공항의 지위마저 위태로웠다. 무안 공항은 2022년만 하더라도 활주로 이용률이 0.1%로 전국 공항 15곳 가운데 최하위였다. 그 해 무안 공항 이용객은 2만 9394명으로 하루 평균 100명이 안 됐다. 이용객이 적어 한때 '활주로 위에서 고추를 말린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국제선 정기 노선이 재취항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5개 노선 운항이 시작됐다. 이번 달부터는 개항 이후 처음으로 데일리 국제선 운항을 도입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9개국 18개 국제선이 운영되고 있다.
전남도는 데일리 정기노선 운영을 시작으로 관광 활성화 등을 기대했지만, 예기치 못한 대형 참사가 발생해 공항 활성화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진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남도 관계자는 "우선은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항 공사 등 관계기관 등과 협조해 무안 공항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승객 등 181명을 태우고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승무원 2명만 구조된 상태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이·착륙 혹은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가 꼽히는 가운데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무안 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 공항을 오간 항공기가 1만 1004편인 점을 고려하면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전체 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기후 변화 등으로 철새가 텃세가 되거나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이 변화했기 때문이란 추정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항이 강가나 해변에 자리 잡은 곳이 많으며 공항의 입지 특성상 들판이 많아 새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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