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몸통 등 모습 잘 보존돼 있어
약 5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돼
혹한의 추위로 유명한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쿠티야(사하 공화국)에서 5만년 전 새끼 매머드 사체가 발견됐다. 23일(현지시간)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야쿠티야 수도 야쿠츠크에 있는 러시아 북동연방대학에서 5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약 한 살짜리 암컷 새끼 매머드의 잘 보존된 사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학 박물관에 전시된 이 사체는 지난 6월 야쿠티야 북부 베르호얀스키 지역의 바타가이 마을 인근 바타가이카 분화구에서 발견됐다. 이 분화구는 깊이 80m 이상으로 영구동토층이 기후변화에 따라 조금씩 녹으면서 사체가 드러났다. 사체는 앞부분이 먼저 발견됐다. 얼음이 녹으면서 사체가 반으로 갈라져 더 무거운 앞부분이 먼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동토층에 남아 있던 뒷다리와 골반 부분은 주민들이 꺼내 지난 10월 연구진에 전달했다. 사체 크기는 신장 1.2m, 길이 2m, 체중 180㎏으로 측정됐다.
막심 체프라소프 북동연방대학 매머드 박물관 책임자는 이 사체가 생후 1년이 조금 넘은 매머드일 것으로 추정되나 연구를 통해 더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매머드의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새끼 매머드에게는 발견지 인근에 흐르는 강의 이름을 따 '야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체는 매머드가 넘어지면서 손상된 등 부분을 제외하고, 길쭉한 코 등 얼굴 부분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체프라소프 박물관 책임자는 "머리와 몸통이 모두 보존된 사체가 발견된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먼저 녹는 부분, 특히 몸통은 포식자나 새에게 먹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체는 모든 장기가 보존돼 있고 특히 머리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고 했다.
한편 빙하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 사체가 발견된 것 자체도 드문 일이다. 매머드 사체 발견은 이번이 7번째로 앞서 러시아에서 5개, 캐나다에서 1개 발견된 바 있다. AFP 통신은 이번 매머드 사체가 묻혀 있던 바타가이카 동토층에 대해 "선사시대 동물의 사체를 보존하는 거대한 냉동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말, 들소, 레밍(나그네쥐) 등 다른 선사시대 동물의 유골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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