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투표' 내란 상설특검 22명 찬성
권성동 원내대표 됐지만…김태호에 34표
與잠룡·광역단체장들 '탄핵 찬성' 잇따라
김상욱 의원 "10명 전후 찬성 확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가결까지 공식적으로 1명만 남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탈 움직임이 일면서 사실상 가결표를 던질 의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여권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내비친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진종오·한지아 등 7명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 의원 192명을 제외하고, 여당에서도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1명만 더 이탈하게 되면 윤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 문을 넘을 수 있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고동진·권영진·김소희·김태호·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 의원 등 최소 10명 이상은 표결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라서 정족수 미만 폐기는 불가하고, 탄핵 소추안 찬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막판에 찬성을 결심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 상설특검 표결을 자율투표에 부친 결과 기명 투표임에도 곽규택·김건·김도읍·김상욱·김소희·김예지·김용태·김위상·김재섭·김태호·김형동·박수민·박정하·배준영·배현진·서범수·안상훈·안철수·우재준·조경태·진종오·한지아 등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내란 일반특검의 경우에도 전날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참여했지만, 안철수·김예지·김용태·김재섭·한지아 의원 등 5명은 찬성 투표했다. 전날 이뤄진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에 반대해 계파색이 옅은 김태호 의원에 표를 던진 의원들도 34명이나 된다.
아직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을 위주로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지만, 당내에서조차 탄핵 찬성 압박에 부딪히고 있다.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윤 대통령이 전날 29분에 걸친 대국민담화가 나오자 탄핵 찬성 입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밝혔다. 지난 6일 "탄핵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옳고 그름을 떠나 민심은 무서운 것"이라고 일갈했다.
윤·한 갈등에서 윤 대통령 편에 서 있던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잇따라 탄핵 찬성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한다"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국민의힘 전 의원은 탄핵 표결에 참여해,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심정으로 탄핵 절차를 밟자"는 입장을 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민생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탄핵 표결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부터 14일 표결 전까지 국회 본관 정현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당내에서 10명 전후로 탄핵에 찬성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탄핵 찬성을 촉구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