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제5차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 개최
김소영 부위원장 "지표금리 개혁 본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계기 마련"
정책금융기관·은행권 중심 KOFR '변동금리채권' 발행도 확대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이자율 스왑거래 KOFR(국채·통안채 담보 익일물 RP 금리) 비중을 내년(10%)부터 매년 상향해 203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한 정책금융기관, 은행권 중심으로 내년 변동금리채권(FRN) 발행액의 10%도 KOFR 기반으로 조달한다.
10일 금융위와 한은은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 및 학계·시장전문가들과 함께 제5차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2025년 지표금리 개혁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한은 그리고 여러 관계기관의 노력과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지표금리 개혁을 본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이번 지표금리 개혁이 우리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금리는 금융거래의 결과로 지급하거나 교환해야 할 금전이나 금융상품의 가치를 결정할 때 준거가 되는 금리를 의미한다. 금융거래 손익을 결정하고, 투자 성과를 평가하는 기능을 하며 일반적으로 금융회사의 단기 자금조달 비용을 나타내는 양도성예금증서(CD)수익률, 리보(LIBOR) 금리 등이 사용된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2012년 6월 LIBOR 조작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과정을 거치면서 실거래 기반 무위험지표금리(RFR)가 파생상품 거래 등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로서 확고히 정착됐다. 우리나라는 FSB 등 국제기구의 권고에 따라 2020년 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21년 무위험지표금리 KOFR를 중요지표로 선정해 산출을 개시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유동성 축소 과정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KOFR의 확산이 더디게 진행된 측면이 있었다.
이에 정부와 정부와 한국은행은 안정된 시장 여건을 바탕으로 민-관 합동 작업반을 구성하고 시장참여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KOFR 활성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고 2025년부터 KOFR 확산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자율 스왑거래 중 KOFR 비중, '내년 10%'→'2030년 50%'로 확대
우선 정부와 한국은행을 비롯해 관계기관들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KOFR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새롭게 체결되는 이자율 스왑 파생상품 거래의 일정 부분을 KOFR 기반으로 체결하기로 합의하고, 이러한 내용의 KOFR-OIS 확산 계획을 내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OIS는 익일물 금리를 준거금리로 하는 이자율 스왑을 의미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자율 스왑시장 거래금액이 큰 29개 정도의 금융회사가 우선 참여할 예정이며, 이들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 기간 중 체결되는 이자율 스왑 거래의 10% 이상을 KOFR 기반으로 체결할 계획"이라며 "KOFR 목표 비중은 1년에 10%포인트(P)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상향조정될 예정이며, 2030년에는 이자율 스왑시장에서 KOFR 비중이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은 KOFR- OIS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KOFR-OIS 거래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청산 인프라를 구축한다. 현재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KOFR-OIS에 대한 중앙청산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2025년 10월 중 중앙청산 서비스를 개시한다.
한국은행은 KOFR 연계상품의 초기 유동성 확보와 시장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선정시 KOFR 기반 파생상품 거래 실적과 현물채권 발행과 매입 실적, 대출 취급 실적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KOFR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을 제고하고, CD수익률의 KOFR로의 단계적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CD수익률 기반으로 체결되는 장외파생상품의 비상시 대체 지표를 KOFR로 일원화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정책금융기관·은행권 중심 KOFR '변동금리채권' 발행, 내년 3조원 전망
내년부터 금융권이 채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에도 KOFR 활용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2025년부터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은행권은 변동금리채권(FRN)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액의 10% 이상을 KOFR 기반 FRN을 통해 조달하고, 지속해서 KOFR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간 KOFR FRN 발행액은 내년 3조원 내외, 중장기적으로는 4~5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KOFR FRN이 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민-관 합동 작업반을 통한 논의도 계속할 계획"이라며 "KOFR FRN은 기존 상품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KOFR FRN의 발행, 거래, 투자 등에 있어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 없는지 작업반을 통해 지속 점검하고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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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KOFR 활성화는 글로벌 정합성 확보와 금융거래의 안정성 강화 등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 측면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KOFR 중심의 지표금리 전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과 함께 더욱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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