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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문턱 경고음…내년 성장률 1%대 전망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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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RO "韓경제 내년 1.9%로 둔화"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경제부처들과 만난 국제경제기구가 한국이 내년 2%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경기 하락과 미국 관세 인상 충격파에 따른 수출 모멘텀 둔화, 금융권 부실 위험 등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금리를 더 인하해 내수를 살리고 예산 감축을 위한 정부 지출 구조조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전망에는 계엄 사태 후폭풍과 탄핵 정국 돌입 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암로)는 6일 발표한 '2024 한국 연례협의’ 결과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9%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는 아세안과 한·중·일 경제를 분석하는 국제기구다. AMRO는 지난달 미션단이 한국을 방문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등과 연례협의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장기불황 문턱 경고음…내년 성장률 1%대 전망 잇따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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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RO는 "한국 경제가 올해 2.2% 성장한 뒤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 환경, 특히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높아지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1.9%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AMRO는 이어 "내수는 통화 여건 완화와 제조업 투자 회복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출 모멘텀은 반도체 사이클의 하락,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점진적인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AMRO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국내 식품 가격의 안정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완화로 인해 억제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올해 2.3%, 내년 1.8%를 제시했다.

한국 경제 위험요인으로는 수출 성장 부진과 금융권 부실 위험을 꼽았다. AMRO는 "미국, 유럽, 중국의 급격한 성장 둔화는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켜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차기 미국 행정부가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경우 한국의 수출 전망은 악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상당 부분을 지원해준 저축은행 부문에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특히 지방의 미분양 증가로 인해 많은 시행사의 재정이 압박을 받으면서, 일부 저축은행의 재정 완충력이 부실채권(NPL) 급증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 극복을 위해선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고 AMRO는 제언했다. AMRO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 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상흔을 반영하듯 여전히 취약하다"고 판단하며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지속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금리 인하는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 대출자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내수를 진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가 문제가 있는 PF에 참여한 시행사, 건설사, 비은행금융기관의 자금 여건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내수 부진을 고려할 때 확장적 재정 기조는 적절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 규율을 강화하고 세입 증대와 정부 지출 구조조정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장기불황 문턱 경고음…내년 성장률 1%대 전망 잇따라 연합뉴스

AMRO 전망치는 앞서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1.9%)와 동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추산한 잠재성장률 2%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글로벌 기관들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시티·바클리·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8%(11월 말 기준)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전망치를 각각 2.0%, 2.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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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 후폭풍과 탄핵 정국 돌입 등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수출증가율 하락과 내수 위축으로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경제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중심으로 수출이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정치 리스크까지 얹어지며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탄핵 정국 돌입에 따라 이를 돌파할 수단 마련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영세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계엄 사태로 국가의 디폴트 리스크가 엄청나게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 사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약을 처방해도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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