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당시 선관위에 계엄군 297명 투입
선관위 "왜 진입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김용현 "많은 국민들이 부정선거 의혹 제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배경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 300여명이 선관위 청사에 들이닥쳐 논란이 거세다.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배경으로 한 계엄군 투입을 두고 "과대망상에 빠졌다"고 맹공했다.
선관위 측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업무보고를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선관위 과천청사 120명, 관악청사 47명, 선거연수원 130명 등 총 297명의 병력이 투입됐다고 알렸다. 이에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헌법적으로 과연 계엄법상 맞는 것인지 굉장히 의문이 있다"고 발언했다. 또 "계엄군이 왜 선관위에 진입했는지는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며 "선관위는 계엄법 대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계엄군 투입의 적법성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이를 지시한 김 전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벌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스템과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극우 유튜버 등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4·10 총선 부정선거론'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은 이러한 판단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부정선거쟁이'들이 보수진영 결딴내고 있다"며 "미친 짓 할 때마다 제가 막아 세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결국 이 미친놈들에게 물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니, 어떻게 보면 본인(윤 대통령)이 제일 부정 선거에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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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과대망상에 빠진 내란 수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엄군을 통해 선관위를 수사하려 한 것을 두고 "극우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황당한 세계관"이라며 "극우 음모론에 중독된 윤석열 대통령과 그 일당들이, 자신들의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하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다시 한번 호소한다. 하야, 탄핵만이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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