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탄핵반대' 당론채택
탄핵 가결까지 8석 부족 전망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야당은 6일 또는 오는 7일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계획이다.
이날 새벽 개의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이 전날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국회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탄핵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인 200명이다.
야 6당은 탄핵소추안에 윤 대통령이 '헌법이 요구하는 그 어떠한 계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원천 무효인 비상계엄을 발령했다'라고 명시했다. 윤 대통령이 위반한 헌법과 법률은 국민주권주의(헌법 제1조), 권력분립의 원칙, 군인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헌법 제5조 제2항·제7조 제2항) 등 총 15개 조항에 달한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내란 행위에 대해 도저히 이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더이상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겠단 의무감으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안도 함께 보고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날 비상 의원총회를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도 불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며 "향후 표결 날짜가 정해지면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님들과 총의를 모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탄핵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 사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탄핵 반대 당론 결정을) 한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 당론에 즉각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한다"며 "내란죄의 부역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이 되는지 국민의힘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본회의 가결 여부는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번 소추안은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야 6당과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하면 192명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모두 반대할 경우 가결까지 8표가 부족하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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