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 수습…韓총리 "소임 다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 정국'은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국무위원 전원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소임을 다해달라는 입장으로 '내각 총사퇴' 수습에 나섰다.
한 총리는 4일 오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불안이 크실 줄 안다"며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작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모든 과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온 정부 고위 공직자의 첫 공식 메시지다.
한 총리는 전날 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 소집한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이날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이 시간 이후에도 내각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 치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모든 부처의 공직자들과 함께 소임을 다해달라"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무위원들과 중지를 모아 국민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전원은 이날 오전 한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내각에서 대통령과 총리를 제외한 국무위원은 모두 19명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온 입장인 만큼 '내각 총사퇴'에 따른 국정 마비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역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명의 실장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진이 이날 오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이들 참모진이 일시 사퇴할 경우 대통령실 기능이 마비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께 삼청동 공관에서 대통령실 참모진, 여당 지도부 등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대응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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